팬데믹 기획설 음모론에 기반한 허위 주장

독일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허구였음을 인정했다는 주장이 담긴 기사가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 기사는 독일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이와 관련된 정부의 내부문건이 공개됐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팬데믹 기획설에 기반한 허위 주장으로 사실이 아니다. 문제 기사를 게재한 온라인 매체는 이전에도 각종 음모론과 허위 정보를 유포한 전력이 있다.

문제의 주장은 4월 4일 "독일 정부, 전염병이 없었다고 인정"이라는 제목으로 유엔뉴스 웹사이트에 공유됐다.

유엔뉴스는 주로 해외에서 떠도는 각종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번역해 게재하는 온라인 매체로 국제연합(UN)과는 무관하다.

기사 사진에는 눈을 감은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 모습과 숄츠 총리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올린 게시글을 캡처한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담겼다.

해당 엑스 게시글에는 "코로나는 mRNA와 봉쇄조치에 대한 순응도를 시험하기 위한 심리전이었다. 전염병은 없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엔뉴스는 최근 독일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봉쇄와 마스크 착용 및 백신 의무화에 대한 이야기에 감히 의문을 제기한 모든 사람들을 완전히 옹호"하는 내용이 밝혀져 독일 국민들이 이에 대해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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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포함된 유엔뉴스 기사 스크린샷. 2024년 5월 27일 캡처.

지난해 5월 5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관련 허위 주장과 음모론은 온라인상에서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독일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은 허구였다고 시인했다는 주장은 일본, 프랑스, 그리스, 체코 등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고, 국내에서도 유엔뉴스 기사가 페이스북, 엑스,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등에 널리 유포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기밀문서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유엔뉴스 기사는 팬데믹 관련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해 온 온라인 매체인 The People's Daily의 4월 2일 자 기사를 국문으로 번역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숄츠 독일 총리의 공식 엑스 계정에서는 유엔뉴스 기사 사진에 나온 게시글은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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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The People's Voice 기사 스크린샷. 2024년 5월 23일 캡처.

The People's Daily는 독일 매체인 멀티폴라(Multipolar) 매거진과 소속 기자 폴 슈라이어(Paul Schreyer)가 독일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그 결과 정부의 기밀문서들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독일 라이프니츠 하노버대학교의 스테판 홈버그(Stefan Homburg) 전 경제학 교수의 엑스 게시글을 인용해  "2000장이 넘는 문서들은 모두  팬데믹이 '사기'였음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외 '기밀문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3월 20일 멀티폴라 매거진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독일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obert Koch Institute)로부터 입수한 내부 회의록에서 2020년 3월 전염병 위험 수위를 '높음' 단계로 격상한 것이 보건당국이 아닌 신원 미상의 외부인에 의한 정치적 결정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자료에서 익명 처리된 사람은 연구소 내부 직원이 맞으며, 내부 자료를 외부에 공개할 때는 직원 보호 차원에서 이름을 가리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전염병 위험 수위를 '높음' 단계로 재조정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던 상황과 해당 결정이 있기 며칠 전 세계보건기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카이브 링크).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024년 5월 12일 기준 누적 704만 명을 넘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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