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잘못된 논문 해석... 코로나 백신-발암 인과성 밝힌 논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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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은 5월 17일 네이버 블로그에 공유됐다.
다음은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요약: mRNA 백신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P53(세포의 이상증식이나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유전자) 활성화를 억제해서 암을 촉진시킨다.
"많은 분들의 후원으로 공증/번역된 논문입니다. 필요하신 분 다운 받아가세요."
게시글에는 백신진실규명유족협의회 웹사이트에 게재된 논문 번역본 링크도 함께 공유됐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이 주장은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 등 온라인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게시글에 언급된 논문은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종양학 연구를 진행해 온 장셩량(Shengliang Zhang) 조교수와 와픽 엘 디어리(Wafik El-Deiry) 교수가 공동 집필했으며 2024년 4월 출판되기 전 상태의 논문을 미리 공개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유됐고 이후 암 분야 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에 게재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여기).
필진은 이 논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p53 유전자를 억제하고 특히 항암치료 후에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백신 접종 후에 몸에서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독성을 없애거나 약화한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물질인 mRNA를 활용한다. 이 mRNA가 체내에 들어오면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성되는데 우리 몸은 이를 바이러스로 인식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실제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감염되지 않도록 미리 면역력을 형성하는 원리이다.
그러나 엘 디어리 교수는 5월 8일 엑스를 통해 "우리 연구에는 코로나19 백신이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는다. 논문을 읽어보면 우리가 수행한 연구는 대표적인 종양 억제 단백질인 p53의 기능에 스파이크 단백질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초과학 실험임을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Our research does not provide proof that COVID-19 vaccines cause cancer. If you read our publication you will see that we conducted basic science experiments showing that spike protein can have an impact on the function of the major tumor suppressor protein p53 including… https://t.co/ggBjmFopTV
— Wafik S. El-Deiry, MD, PhD, FACP (@weldeiry) May 8, 2024
필진은 암은 여러 유전·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실험 결과를 암의 원인과 결부 지어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논문에 명시했다.
엘-디어리 교수는 8월 14일 AFP와 서면인터뷰에서 "p53을 제거한다고 해서 바로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라며 "시간이 흐르면서 돌연변이가 생기고 다른 일들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 영역은 앞으로 밝혀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p53 유전자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암 측면에서 더 안전한 백신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게 이번 연구 목표 중 하나였고 "암 자체와 관련된 지표(cancer endpoint)를 살펴보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목적에 대한 설명은 논문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필진은 논문 말미에 "우리의 실험은 백신 개발 초기에 더 널리 고려해야 할 문제를 강조한다. 이것은 스파이크 단백질 등 단백질의 다양한 자연·합성 변이체들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바이러스나 그 유전자 산물에 대한 숙주의 선천적 면역반응은 최대한 억제하지 않으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은 극대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라고 적었다.
AFP는 코로나19 백신이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이전에도 여러 차례 검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닉 스피넬리(Nick Spinelli) 대변인은 과거 취재 당시 AFP에 "미국 역사상 가장 포괄적이며 집중적인 백신 안전 모니터링 노력 하에 사용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며 "6억 7600만 회분 이상 접종이 완료됐는데 안전 모니터링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암 위험 증가 간의 관련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이 암을 유발하거나 재발·진행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는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암학회는 암 환자들에게 최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코로나19 팬데믹에 관한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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