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맥락 생략... 검증되지 않은 결론'

문제의 주장은 6월 24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된 325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73.9 퍼센트 사례에서 백신이 직접적 사인이거나 크게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틀 전 엑스에도 동일한 주장이 게재됐는데 해당 게시글은 15만 회 이상 공유됐다. 

게시글에 첨부된 영상에는 백신-사망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는 미 보건당국 입장과 대치된다는 이유로 이 논문은 노골적으로 검열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미국 코미디언 겸 정치평론가 지미 도어(Jimmy Dore)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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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6월 2월 캡처.

이 주장은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와 캐나다,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공유됐다.

팬데믹 기간 동안 수백만 명이 백신 덕분에 살 수 있었다는 추산이 일부 연구에서 나온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백신에 관한 허위 주장이 유포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렸던 논문이 검열로 인해 삭제됐다는 주장은 지난해 7월부터 공유되기 시작했다. 

학술지 출판사 랜싯 그룹은 당시 AFP에 해당 논문이 '출판 전 논문' 상태로 게시되어 있었는데 연구 방법이 도출된 결론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해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랜싯 그룹 측 우려에 동의하며 이 논문이 동료평가 등 학계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논문은 지난달 21일 법의학 분야 동료평가 학술지인 '국제법의학회지(Forensic Science International)'에 게재됐는데 전문가들은 백신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결론을 여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카이브 링크).

맥락 생략

논문 필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자 부검사례 325건과 검시사례 1건에 대한 데이터를 44건의 다른 논문에서 발췌해 분석했다.

사망 진단과 해부학·병리학 경험이 있는 의사 3명이 각 사례의 인구학적 정보, 병력 및 치료 이력, 부검 및 검시 결과 등을 토대로 백신이 사인인지 여부를 판단했는데 그 결과 필진은 전체 사례 중 73.9 퍼센트에서 백신이 사인이거나 사망에 크게 기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인 중에는 심혈관계 질환이 가장 많았다고 서술했는데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드물게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심근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심장 전문의 플로리안 조레스(Florian Zores)는 6월 21일 AFP에 필진이 코로나19 백신과 연관성이 있는 부검 결과만 분석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100퍼센트 기대했던 것을 찾았지만 그것이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주장하듯이 75 퍼센트의 백신 접종자가 급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어서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를 조사한 다른 연구들은 인과성 부분에서 다른 결론이 나왔다고도 언급했다.

한 예로 2024년 4월 한 연구진은 미국 오리건주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했거나 심부전으로 사망한 16-30세 1292명의 사망 진단서를 분석했는데 사망자 중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뚜렷한 원인 없이 백신 접종 45일 만에 사망한 사례는 1건 발견됐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백신 부작용을 연구하는 브라이언 워드(Brian Ward) 실험의학 교수는 6월 27일 AFP와 인터뷰에서 논문 필진이 "백신이 원인이라고 믿는 거의 모든 부류의 치명적 결과는 코로나19 감염과도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어서 "백신이 없었다면 사망자 수가 어떻게 됐을까?" 질문하며 이처럼 중요한 맥락은 모두 생략하고 결과만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백신 '실보다 득'

워드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소수 사람들이 이상반응을 겪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했지만 많은 경우 코로나19 감염과도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2년 4월 미국의 한 연구에서 젊은 연령층 중 코로나19 감염자의 심장 합병증 발생 위험도가 백신 접종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카이브 링크). 

캐나다 보건당국은 2024년 1월 5일까지 백신 접종자가 사망한 사례는 총 488건 보고됐으며 그중 백신과 인과성이 밝혀진 경우는 단 4건이라고 발표했다 (아카이브 링크).

프랑스 의약품 관리국 에피파르(Epi-phare)의 마흐무드 주렉(Mahmoud Zureik) 소장은 6월 24일 AFP에 백신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낮춰주어 드문 부작용의 위험보다 이점이 크다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