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문서 오독해 ‘한타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허위주장
- 입력 월요일 2026/05/22 02:52
- 3 분 읽기
- Judith KANTNER, AFP 독일
- 번역 및 수정 Grace MOON, Hawon Jung, AFP 한국
2026년 4월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사례가 보고된 이후 온라인에서는 과거 코로나19 바이러스 음모론과 비슷한 허위 주장들이 불붙기 시작했다. 일례로 최근 한 음모론은 한타바이러스가 사실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며, 이러한 사실이 미국 제약기업 화이자 (Pfizer)가 공개한 내부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해당 화이자 문서는 백신 접종 이후 보고된 질환들을 보여줄 뿐 백신 자체가 해당 질환을 유발한다는 인과성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또한 전문가들은 화이자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에는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한타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을 전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26년 5월 8일, 한 X (구 트위터) 이용자는 “화이자 코로나 백신 부작용 - 한타바이러스. 2085년까지 숨기려고 했음"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이 이용자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목록을 보여준다는 다른 게시물을 인용하며, ‘한타바이러스 폐감염(hantavirus pulmonary infection)’ 항목을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최근 대서양을 항해하던 네덜란드 국적 선박 MV Hondius 호에서 한타바이러스 발병이 보고된 이후, 한타바이러스는 사실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이라고 주장하는 비슷한 게시글이 X와 페이스북, 스레드 등 여러 SNS 플랫폼에서 영어, 중국어,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로 확산됐다 (아카이브 링크).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5월 15일 기준 확인된 국제 한타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총 10건이며,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아카이브 링크).
희귀 설치류를 매개로 하는 한타바이러스 가운데 이번에 보고된 안데스형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유일한 변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해당 바이러스가 공중보건에 중대한 위험을 끼칠 가능성은 전반적으로 낮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널리 퍼졌던 백신 관련 음모론과 ‘플랜데믹(plandemic · 전염병 대유행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기획된 사기극이라는 음모론)’ 및 기타 유사한 주장에 다시 불을 붙였다.
그러나 한타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잘못 해석된 문서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현재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있는 문제의 화이자 문서는 의사·과학자·교수 등으로 구성된 미국 비영리 단체 'Public Health and Medical Professionals for Transparency (PHMPT)' 웹사이트에 게시되어 있다 (아카이브 링크).
PHMPT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 (FDA)를 상대로 정보공개법 청구를 제기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승인에 사용된 자료의 공개를 요청했고, 이후 공개된 문서를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아카이브 링크).
공개된 문서의 33페이지에는 '한타바이러스 폐감염'이 언급돼 있다. 그러나 이는 소위 ‘특별관심 이상반응(adverse events of special interest)’ 항목에 포함된 수백 개의 질환 중 하나일 뿐이다.
화이자 대변인은 5월 8일 AFP와의 인터뷰에서는 해당 문서는 실제 화이자에서 나온 문서가 맞다고 확인했으나, 그에 따르면 이 자료는 규제당국과 전문가 그룹이 이후보다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전에 지정한 의학적 사례들의 목록일 뿐이다.
실제로 전체 보고서를 보면 최근의 음모론 게시물들이 누락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일례로 전체 보고서에 포함된 주석은 이 '특별관심 이상반응' 목록이 백신 접종이 해당 이상사례를 유발했다는 것을 “반드시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오히려 해당 이상사례는 기저질환이나 과거 병력, 병용 약물 등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했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화이자 대변인은 AFP에 해당 질환 목록은 "완전성과 투명성을 위해" 수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몇 음모론자들은 세계보건기구의 비지액세스(VigiAccess) 자료를 인용,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중 한타바이러스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지엑세스는 전 세계에서 보고된 의약품 및 백신 이상사례 정보를 누구나 무료로 검색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2015년에 구축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비지액세스는 해당 데이터베이스에서 공유된 정보는 "의약품 사용 후 관찰된" 증상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된 증상이 해당 의약품에 의해 발생했는지는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비지액세스에 보고된 코로나19 백신의 잠재적 부작용 사례에는 ‘동물에게 물림(animal bite)’, ‘익사 직전 상태(near drowning)’, ‘총상(gun shot wound)’ 등 다소 황당한 증상도 포함돼 있다.
증거 없는 주장
윌슨 람 와이슌 (Wilson Lam Wai-shun) 홍콩감염학회 회장은 5월 14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화이자의 mRNA 코로나19 백신은 “살아 있거나 비활성화된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 감염도 전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폴 에를리히 연구소(Paul Ehrlich Institute)의 슈테판 비츠(Stefan Vieths) 소장 역시 5월 11일 AFP에 독일 연방 의약품 당국은 “승인된 mRNA 백신이 한타바이러스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전을 알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거나 다른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한타바이러스 백신이나 특이 치료제는 없다. 다만 한국과 중국에서는 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신증후군출혈열(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을 예방하기 위해 불활성화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크루즈선 사례에서 확인된 안데스 바이러스는 아르헨티나 등 남아메리카에서 주로 발생하고, 이 바이러스를 막는 치료제는 아직 허가된 바 없다.
피츠 소장은 이상사례 보고 시스템의 목적은 “잠재적인 이상반응 신호를 조기에 탐지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위험 신호가 확인될 경우, 보고된 반응이 실제로 해당 의약품에 의해 발생한 이상반응인지 판단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데이터를 근거로, 심각한 이상반응은 “극히 드물다”고 이전에도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저작권 © AFP 2017-2026. 구독 없이 저작물을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