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자들, 작년 스페인 군사훈련 사진으로 한타바이러스가 '사기' 라고 주장

2026년 5월 네덜란드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가 보고된 이후, 발병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정부 기관이 기획한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급속히 확산됐다. 음모론자들은 전신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한 사람들 옆에서 평상복 차림의 카메라맨이 그 장면을 촬영하는 사진을 한 근거로 내세웠지만, 해당 장면은 한타바이러스와는 무관한 1년 전 스페인 군사훈련 모습으로 확인됐다.  

2026년 5월 14일, 한 X(구 트위터) 이용자는 "<충격>한타바이러스 WHO의 새로운 사기" 라는 한국어 설명과 함께 한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 개인보호장구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 PPE)를 착용한 사람들이 격리용 들것에 환자를 실어 대형 선박 앞 부두를 지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뒤편에는 평상복 차림의 촬영기사가 선박과 연결된 계단을 내려오며 이 장면을 촬영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있다.  

Image
문제의 허위주장이 담긴 X(구 트위터) 게시물. 2026년 5월 18일 캡쳐 후 붉은색 X 추가

이 사진은 XThreads, Instagram 등 여러 SNS 플랫폼에서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빠르게 확산됐으며, 많은 이용자들은 한타바이러스가 “사기극”이거나 대피 장면이 영화 세트장에서 “연출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진은 한국어로 Threads 나 일부 웹사이트에서 공유됐다. 

이 같은 음모론들은 대서양을 항해하던 네덜란드 국적 선박 MV Hondius 호 내부에서 한타바이러스 발병이 보고된 뒤, 전 세계 보건 당국이 해당 승객들과 잠재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들을 추적·감시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희귀 설치류를 매개로 하는 한타 바이러스 가운데 이번에 보고된 안데스형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유일한 변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해당 바이러스가 공중보건에 중대한 위험을 끼칠 가능성은 전반적으로 낮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5월 15일 기준 전 세계 사망자는 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널리 퍼졌던 ‘플랜데믹(plandemic · 전염병 대유행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기획된 사기극이라는 음모론)’ 및 기타 유사한 주장에 다시 불을 붙였다. 

AFP 분석에 따르면 여러 SNS 플랫폼에서 백신 접종 강요, 국민들에 대한 봉쇄조치 유도, 나아가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사악한 음모가 있다는 근거 없는 게시물들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Image
허위 주장이 담긴 영어 X 게시물 스크린샷.

그러나 해당 사진은 한타바이러스 자작극을 위해 일부러 연출된 대피 장면이라는 주장과는 달리, 애초부터 해당 바이러스와는 전혀 무관한 지난해 촬영된 장면이었다.

역이미지 검색 결과, 해당 사진은 스페인 알메리아 항만청 웹사이트에서 확인되었으며, 2025년 5월 7일 스페인 해군과 보건부가 참여한 국제 해상 훈련 관련 기사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카이브 링크).

Image
알메이라 항만청 웹사이트 해당 페이지 2026년 5월 15일 기준 스크린샷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 사진은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한 선박의 도착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훈련 장면이다. 에볼라는 발열, 출혈, 장기 부전을 일으키고, 발생은 드물지만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현지 언론들도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추가 사진과 영상들을 보도했으며, 이들 역시 해당 훈련이 에볼라 의심 환자 대피 상황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AFP는 한타바이러스와 관련된 여러 허위정보들을 반박해 왔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