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사태 구 영상, 중국정부 해킹으로 유출된 새 영상으로 허위확산

2026년 4월 중국 국영 컴퓨터 중 하나가 해킹 공격을 당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한국 내 극우 성향 SNS 계정들은 이번 해킹으로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1989년 중국 천안문 사태 영상이 대량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FP 분석과 전문가 감정 결과, 이들이 증거로 제시한 영상은 대부분 이미 오래 전 언론 보도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되었던 자료인 것으로 확인됐다.     

2026년 4월 26일 한 X(구 트위터) 이용자는 "중국 정부가 은폐한 천안문에서의 끔찍한 일이 공개된거 보면 중국 정부가 해킹을 당한게 맞는거 같다" 는 글과 함께 한 영상을 공유했다.  약 2분 분량의 해당 영상은 탱크들이 줄지어 광장으로 들어오고, 이를 피해 군중들이 광장을 빠져나가며 주변 거리로 달아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톈진의 중국 슈퍼컴퓨터 허브가 해킹 공격에 노출되었었다는 4월 8일자 CNN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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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허위주장 (왼쪽). 2026년 5월 11일 캡쳐 후 붉은색 X 추가

1989년 6월 4일, 당시 중국 정부는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하여 몇 주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모여 정치적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노동자,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아카이브 링크).

평화적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 과정에서 최소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중국 지도부는 천안문 사태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고 관련 자료의 배포, 공개를 엄격히 제한해 왔다.

최근 SNS에 공유된 문제의 영상은 처음 X, 스레드, 유튜브 등의 중국어 계정들을 중심으로 확산되었고, 이후 X, 스레드페이스북 등에서 활동하는 한국 극우 계정들에 의해 한국으로 퍼졌다.

그러나 이 영상이 최근 중국 국영 컴퓨터에 대한 해킹으로 인해 유출된 자료라는 설은 이들 한국 계정들로부터 시작된 허위 주장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러한 허위 정보가 SNS상에 만연한 배경에 대해 "현재 (한국) 우파 극단주의자의 단골 빌런이 중국"이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한국에서는 반중 허위정보가 급증했으며, 극우 단체들과 우파 성향 SNS 계정을 중심으로 선거 조작설과 중국인 관련 비자 사기 음모론이 확산됐다. 이런 음모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계엄령을 선포한 뒤 탄핵되는 과정에서 더욱 심화됐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에 퍼진 천안문 광장 영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공개되어 있는 기존 자료들과 일치하며, 따라서 이것이 중국 슈퍼 컴퓨터 해킹 이후 새롭게 유출된 자료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오래전 공개된 영상자료

영상의 주요 장면을 추출해 역이미지 검색한 결과, 해당 영상은 기존에 존재하던 최소 세 개의 영상 장면을 조합한 결과물임이 확인됐다.  AFP는 각 장면들을 개별 분석했다. 

첫 번째 장면은 중국 텔레비전 시스템 (Chinese Television System·CTS)이 2025년 6월 2일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과 일치했다 (아카이브 링크).

대만 방송사인 CTS는 로이터 (Reuters)에서 제공받은 해당 영상이 "1989년에 있었던 역사적 시위"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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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허위주장에 담긴 영상(좌)과 CTS 가 업로드한 영상(우) 비교 스크린샷

두 번째와 세 번째 장면은 2015년 7월 21일 AP통신 아카이브(AP Archive)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된 영상과 유사하다 (아카이브 링크).

천안문 사태 18주년을 기념해 공개된 이 AP 비디오 패키지는 해당 장면이 1989년 6월 천안문 광장 인근 도로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도망치는 민주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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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허위주장에 담긴 영상(좌)과 AP 아카이브 영상(우) 스크린샷 비교

AP통신의 해당 영상 촬영 목록을 보면 , 이후 이어지는 장면들은 시위대가 부상당한 동료 시위자의 시신을 운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동일한 장면은 천안문 학살을 다룬 3시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문 (The Gate of Heavenly Peace)" 에도 포함되어 있다. 이 작품은 수백 시간 분량의 당시 영상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해당 다큐멘터리 제작사는 2025년 1월 8일 유튜브에 전체 영상을 업로드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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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허위주장에 담긴 영상(좌)과 AP 아카이브 영상(우) 스크린샷 비교

AFP는 문제의 영상 속 네 번째 장면과 정확히 일치하는 자료를 찾지는 못했다. 영상 마지막 15초에는 광장 인근 건물에서 몰래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군용 트럭 행렬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정두원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 부교수는 특수 알고리즘 도구를 사용해 해당 부분을 분석한 결과 AI로 조작된 "가시적인 흔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해당 부분 속 여러 장면이 기존에 공개된 영상들과 대체적으로 일치한다고 확인했다. 

AFP는 이전에도  천안문 사건과 더불어 베이징에서 발생한 여러 시위와 관련된 허위 정보들을  여러 차례 팩트체크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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