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암스트롱이 달에서 착용한 덧신 밑창, 발자국 모양과 동일'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을 때 신었던 신발의 밑창 모양이 사진 속 발자국 형태와 다르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게시글 작성자들은 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된 바닥이 평평한 암스트롱의 우주화 사진과 가로줄이 선명한 발자국 사진을 대조하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워싱턴 DC 소재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우주복 전문가는 AFP와 인터뷰에서 당시 암스트롱은 사진 속 발자국과 바닥 모양이 같은 오버슈즈(덧신)를 착용한 상태로 달 탐사 임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AFP는 미 항공우주국의 아폴로 11호 미션 기록사진에서 오버슈즈 밑창이 달 표면에 찍힌 발자국 모양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문제의 주장은 2월 13일 '달 발자국 사진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공유됐다.

다음은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달에 있는 발자국 사진과 닐 암스트롱이 입었던 부츠의 모양이 전혀 달라서 달 착륙이 가짜였다는 음모론이 존재하지만 사실 저 발자국 자체가 닐 암스트롱의 것이 아니다.

"암스트롱이랑 함께 착륙했던 버즈 올드린의 신발은 암스트롱과 달리 자국이 쉽게 나는 구조였는데 덕분에 달에 남은 발자국들은 거의 다 올드린이 찍고 다닌 것이다."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55년 전인 1969년 7월 미국의 우주왕복선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기록에 따르면 7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폴로 11호는 사흘 만에 달 궤도에 진입했다 (아카이브 링크).

아폴로 11호는 달 착륙선인 이글호와 사령선인 컬럼비아호로 이뤄졌는데 다음 날인 7월 20일 이글호가 달 표면 '고요의 바다'에 착륙해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차례로 달을 밟았다.

이 둘은 두 시간 반 가량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동안 컬럼비아호 조종사였던 마이클 콜린스는 달 궤도를 순회하며 기다렸다. 이후 이글호는 컬럼비아호와 도킹 후 7월 24일 하와이 인근 태평양 해상으로 무사 귀환했다. 

Image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루리웹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7월 3일 캡처.

동일한 사진과 주장이 여러 페이스북 그룹네이버 블로그 그리고 다양한 매체 뉴스를 취합해 보여주는 사이트인 뉴스픽 등에도 게재됐다.

그러나 암스트롱이 달 착륙 당시 신고 있었던 신발의 밑창이 달 표면에 찍힌 발자국 모양과 다르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오버슈즈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게시글의 신발 사진이 2015년 7월 20일 미국 온라인 매거진 Slate 웹사이트에 게재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미국인 천문학자 필 플레이트(Phil Plait)는 Slate 기고문에서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이 암스트롱의 우주복 보존을 위해 모금운동에 나섰다고 알리며 이 사진을 게재했는데 박물관의 허가를 받아 촬영했다는 설명을 달았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한편 달 표면에 찍힌 발자국 사진의 원본은 미 항공우주국 아카이브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나사는 올드린이 "달 먼지의 성질과 표면에 압력을 가했을 때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달 토양에서 이 발자국을 촬영했다"라고 설명했는데 "이 발자국"이 올드린의 발자국임을 명시한 기록도 나사 아카이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온라인상에 유포된 사진(위)과 원본 사진(아래)을 비교한 것이다.

Image
Image
온라인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위)과 원본 사진(아래) 비교

사진에 보이는 우주화 밑창과 달 표면에 찍힌 발자국 모양이 다른 이유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우주화 위에 오버슈즈를 덧신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사가 작성한 아폴로 11호 미션 보고서에서 두 명 모두 오버슈즈를 신고 달 탐사 임무를 수행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었는데,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소속 우주복 전문가 캐서린 루이스(Cathleen Lewis) 박사는 AFP와 인터뷰에서 달 표면에 그 상징적인 발자국을 남긴 것이 바로 이 오버슈즈라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이어서 "달 표면을 밟은 아폴로 우주인 12명 모두 오버슈즈를 착용했다"면서 실리콘 밑창이 "먼지 속에서 접지력을 높이고 여러 겹의 흰 베타 천과 얇은 단열 섬유가 여과되지 않은 태양복사를 차단해 준다"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달 착륙 후 올드린이 이글호에서 내리는 모습을 기록한 사진에서 오버슈즈 밑창을 볼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Image
버즈 올드린이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선 이글호에서 내리는 모습을 기록한 미 항공우주국 사진

다음은 이 기록사진에 보이는 오버슈즈(우)와 소셜미디어상에 공유된 발자국 사진(좌)을 비교한 것이다. 밑창과 발자국 모양이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Image
소셜미디어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달 표면에 찍힌 발자국 사진(좌)과 미 항공우주국의 '아폴로 11호' 미션 기록사진에서 오버슈즈 부분을 캡처한 것(우) 비교

다만 달 탐사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 이륙 중량을 줄이기 위해 오버슈즈는 달에 남겨졌다 (아카이브 링크).

루이스 교수는 "오버슈즈, 생명유지장치, 기타 장비들은 바닥짐(배의 전복을 막기 위해 하부에 싣는 중량물)으로 간주됐다"라며 "그들이 달에 두고 온 사물의 무게만큼 달에서 채취한 샘플 추가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의미했다"라고 덧붙였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