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조작된 사진... 해양전문가 '실제 분홍돌고래와 상이'

사진 한 장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발견된 분홍돌고래 모습이라는 주장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해양동물 전문가들은 사진 속 동물이 실제 아마존과 태평양 등지에 서식하는 분홍돌고래와 상이한 모습이라며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문제의 사진은 2024년 6월 21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발견된 분홍 돌고래" 라는 글귀와 함께 엑스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분홍색 돌고래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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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X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7월 9일 캡쳐

동일한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와이고수, 엠봉, 다음 카페, 그리고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스리랑카 등 해외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수천회 이상 공유됐다.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일부 사용자들이 문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드린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사용자는 "와 얘는 찐핑크네 이쁘다"라고 적었고 다른 사용자는 "색감 미쳤다..."라고 감탄했다.

그러나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찾은 원본 게시글에는 해당 사진이 AI 도구를 활용해 제작됐다는 설명이 붙었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게시글은 2024년 6월 18일 페이스북 페이지 "Outer Banks Vibes"에 게시됐는데, 74,000회 이상 공유된 이후 "AI로 생성되었다"라는 설명이 추가로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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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Outer Banks가 공유한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7월 9일 캡처

이후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또 다른 분홍돌고래 사진이 "해변에 떠밀려온 돌고래"라는 문구과 공유됐는데, 이 사진 역시 AI로 생성됐다는 부연설명이 달렸다 (아카이브 링크).

'비현실적'

필리핀 중부의 보홀주 해양수산부 연구원 요한 테하다(Johann Tejada)는 인근 해역에서 분홍색 돌고래가 발견된 적은 없었다며 해당 사진은 "명백한 조작"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스캐롤라이나 해양수산부 대변인 역시 AFP와 인터뷰에서 "노스캐롤라이나 해역에서 분홍돌고래가 목격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의 고래보호단체 WDC(Whale and Dolphin Conservation)에 따르면 실제 몸 색깔이 분홍색을 띠는 돌고래는 '아마존강돌고래'와 '인도태평양혹등돌고래' 두 종류로 나뉘는데 두 종류 모두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아카이브 링크). 

남미 열대우림 담수계에 서식하는 아마존강돌고래는 독특한 긴 주둥이를 가지고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분홍색 또는 분홍빛이 도는 회색으로 변한다 (아카이브 링크).

반면 중국 본토, 대만, 홍콩에서 발견되는 인도태평양혹등돌고래는 회색부터 흰색 또는 옅은 분홍색까지 다양한 색을 띤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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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강 돌고래(왼쪽)와 인도태평양 혹등고래(오른쪽) (Whale and Dolphin Conservation)

필리핀 야생 해양동물 보전 단체 Marine Wildlife Watch Philippines의 AA 얍틴차이(Yaptinchay) 소장은 사진 속 돌고래가 두 종과는 상이한 모습을 띠고 있다는 이유로 사진은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얍틴차이 소장은 사진 속 동물이 주로 미국 루이지애나 등지에서 서식하는 큰돌고래의 모습이라며 "아마 멜라닌 색소 결핍증인 백색증에 걸린 큰돌고래 사진의 채도를 조정하여 분홍색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AFP는 과거에도 거대한 문어나무를 오르는 코끼리 사진들이 AI 기술을 통해 조작됐음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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