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짓밟은 경찰' 영상, 조작된 AI 합성물
- 입력 월요일 2025/10/3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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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M Kyu-Seok, AFP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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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반중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친중 발언을 하며 태극기를 짓밟는 경찰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합성물로, 영상 속 경찰관의 제복과 태극기의 왜곡된 모습 등 여러 흔적들은 영상이 실제 상황이 아님을 보여준다.
문제 영상은 2025년 10월 28일 "빨갱이 견찰, 빨갱이 개죄명 가짜 대통령"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경찰관이 한 여성이 들고 있던 태극기를 빼앗아 바닥에 떨어뜨리고 밟는 장면이 담겼다.
여성이 "왜 태극기를 빼았아서 발로 밟는거예요?"라고 묻자, 경찰관은 "중국인이 태극기를 싫어합니다. 또 대통령님도 태극기를 들고 시위하는 사람들을 싫어하십니다"라고 답한다.
해당 영상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수천 명의 극우 성향 시위대가 서울 도심에 집결한 직후 온라인상에 확산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시위대는 미국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를 본뜬 구호를 외치며,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과 지나치게 밀착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아카이브 링크).
최근에도 APEC을 앞두고 이러한 극우 성향 시위대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유사한 형태의 허위 AI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반복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동일한 영상이 페이스북에 반복적으로 공유되면서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한국인이 아니다. 어떻게 태극기를 밟을 수 있나", "간첩이 대통령인 나라의 현실" 등 분노를 표출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그러나 실제로 경찰관이 태극기를 훼손했다는 공식 보도나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AFP 분석 결과, 영상 전반에서 AI로 생성된 합성 흔적이 다수 확인됐다.
영상 배경에 등장하는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은 익선관 부분이 일그러져 있으며, 실제 경복궁과의 거리감과 배치도 맞지 않는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영상 속 경찰관이 밟은 태극기에는 원래 네 개만 있어야 하는 괘(卦)가 과도하게 많이 등장한다 (아카이브 링크).
경찰관의 제복 또한 실제 경찰청 제복 디자인과 다르다.
공식 납품업체 웹사이트에 수록된 참고 이미지와 경찰복제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실제 제복에는 한글과 영어로 '경찰(POLICE)' 표기가 선명히 새겨져 있으나, 영상 속 경찰관의 가슴팍에 새겨진 문구는 의미 없는 문자로 구성돼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경찰관의 모자에 새겨진 문양 역시 실제 경찰청의 참수리 문장과 일치하지 않는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앞서도 국내 사회적·정치적 갈등을 자극하기 위해 제작된 AI 생성 영상들을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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