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中 국기 게양, 시진핑 방한 의전... 며칠 전엔 美 국기도 게양

한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던 시기, 이재명 정부가 정부서울청사 앞에 중국 국기만 내걸어 중국을 편들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국기는 APEC 행사와 별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한을 기념해 외교 관례에 따라 게양된 것으로, 며칠 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맞춰 같은 장소에 미국 국기도 게양됐다.

문제 주장은 2025년 11월 1일 "APEC 기간이라고 환영의 의미로 오랜 우방국인 미국 일본을 포함 다른 어떤 나라 국기도 걸지 않고 오로지 중국 국기만 정부청사에 게양했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 속 사진에는 서울 세종대로 중앙정부청사 건물 앞 게양대에 한국 국기와 중국 국기가 나란히 게양된 모습이 담겨 있다. 

해당 경주 APEC 기간 온라인상에 공유됐는데, 이 같은 주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이들은 외교적 의전이나 상징적 행보를 두고도 이재명 정부가 "친중 정권"이라고 비난하는 서사를 반복해 왔으며, 이 대통령이 중국과의 교류나 역내 협력을 강조할 때마다 비슷한 주장이 재확산된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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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3일 캡처한 문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붉은색 X 표시 추가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스레드 등에도 유사한 게시물이 확산돼, 댓글란에는 "이재명은 중국의 꼭두각시"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 국기가 정부청사에 게양된 기간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로, 이는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와는 별개의 일정이었다 (아카이브 링크).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국빈방문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아카이브 링크). 

정부는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 시 해당 국가의 국기를 태극기와 함께 건물 앞 게양대에 게양하는 것이 관례다.

서울정부청사 의전과 관계자는 11월 3일 AFP에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 등 외교부의 요청이 있을 때 외국 국기를 게양한다"며 "시진핑 주석의 방한 기간 동안 중국 국기를 게양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기간에도 미국 국기가 게양됐다"고 덧붙였다(아카이브 링크).

서울정부청사 앞 광화문광장에서 촬영된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식 MBC 영상을 통해서도 청사 건물 앞 게양대에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가 함께 게양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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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9일 MBC 뉴스가 보도한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식 화면 캡처. 서울정부청사 건물 앞 게양대에 미국 국기가 걸린 모습은 붉은색으로 표시

AFP는 과거에도 이재명 정부가 친중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유사한 허위 주장을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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