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 확산 '캄보디아 납치 피해 현장 영상'... AI로 합성된 장면
- 입력 월요일 2025/10/23 03:46
- 2 분 읽기
- SHIM Kyu-Seok, AFP 한국
저작권 © AFP 2017-2025. 구독 없이 저작물을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 수백 명이 취업사기에 속아 착취당하거나 납치·감금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영상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현장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것으로, 제작자는 AFP에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 만든 AI 영상"이라고 밝혔다.
문제 영상은 2025년 10월 20일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장소 촬영영상"이라는 자막과 함께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영상에는 사기 행각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가 여러 대 놓인 어두운 방 안에서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한 인물이 "도망치고 싶지만 탈출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 영상은 국내에서 캄보디아 내 온라인 사기 조직의 강제노동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시점에 퍼지며 반향을 일으켰다 (아카이브 링크).
올해 8월 초에는 캄보디아에서 한 한국인 대학생이 범죄 조직에 납치·고문당한 뒤 트럭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캄보디아에 입국한 한국인 약 550명이 실종되거나 본인 의사에 반해 구금된 것으로 신고됐다.
동일한 영상이 여러 페이스북 사용자들에 의해 재게시됐으며, 수백 건의 분노 섞인 댓글이 달렸다.
게시글에는 "저렇게 바닥에서 자게 하다니 너무 끔찍하다"거나, "정부는 이런 증거가 있는데도 왜 가만히 있느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실제 납치 현장을 촬영한 것이 아니다.
키워드 검색을 통해 동일한 영상이 "순찰24시"라는 유튜브 채널에 "#AIvideo"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여기, 여기).
제작자는 댓글을 통해 "이 영상은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소재로 실제 발표 된 자료를 통해 각색한 영상입니다"라는 설명을 남겼다.
AFP가 10월 21일 영상 제작자에게 이메일로 문의한 결과, 그는 영상이 "AI로 제작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제작자는 "저희 채널은 모든 플랫폼에서 실화를 기반으로 한 AI 바디캠 영상을 제작한다는 점을 명확히 명시하고 있습니다"라며 "이 영상은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주제로,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각색한 것이며, 사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것이 목적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를 속이려는 의도는 없으며, 오히려 AI 콘텐츠의 공익적 가능성과 윤리적 활용 방향을 탐색하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AFP의 프레임 분석 결과, 영상에는 인공지능 생성 영상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오류들이 다수 발견됐다.
바닥에 누워 있는 인물의 양손이 겹쳐있거나 얼굴이 일그러져 있으며, 가구 배치가 비정상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컴퓨터 모니터가 아닌 본체 옆면에 텍스트가 표시되는 등 비현실적인 장면도 포함돼 있었다.

AFP는 과거에도 캄보디아 내 범죄 단지나 온라인 사기 조직 관련 허위 영상을 검증한 바 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