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시나리오 AI 이미지, 실제 파업으로 오인돼 확산

노동자들의 파업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진 한 장이 삼성 본사 앞에서 파업 중인 근로자들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장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의 상황을 가정해 제작된 인공지능(AI) 이미지로, 실제 파업 현장이 아니다. 

문제 이미지는 2025년 8월 3일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삼성 본사앞 풍경"이라는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이미지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향해 '단체교섭에 참여하라'라고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파업 노동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노란봉투법'은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통과를 공언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가리키는 것으로, 노동자 보호를 확대하고 단체행동권을 강화하며 정당한 노동쟁의의 정의를 확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재계 관계자들은 법안이 파업을 확산시키고 생산 지연과 공장 가동 중단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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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8월 4일 캡쳐. 붉은색 X 표시 추가

동일한 이미지가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그리고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도 공유됐다. 

일부 게시글에는 "법이 아직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파업이냐 빨갱이들아", "모든 기업을 국유화하려는 이재명의 계획"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8월 5일 기준으로 삼성 본사 앞에서 이러한 시위가 열렸다는 공식 보도는 찾을 수 없었다. 

가상 시나리오

키워드 검색을 통해 일치하는 이미지가 2025년 8월 2일 자 이데일리 보도에 실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보도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사 갈등을 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해당 이미지 하단에는 ChatGPT로 생성한 것이라는 설명이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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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보도 속 AI 이미지 캡처 화면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시위 피켓에 적힌 왜곡된 글씨, 참가자들의 뒤틀리거나 합쳐진 팔다리, 부자연스러운 군중 배열 등 AI 생성 이미지 특유의 요소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시각적 왜곡현상은 AI 합성물에서 흔히 발견되며 이러한 결함을 찾아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조작된 이미지를 식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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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이상 요소 등을 표시한 AI 이미지 스크린샷

AI 이미지 속 건물과 주변 환경 역시 구글 거리뷰를 통해 확인한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인근의 실제 모습과 일치하지 않는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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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미지(좌)와 구글 거리뷰 속 삼성 본사(우) 비교

AFP는 과거에도 실제 장면으로 오인된 AI 사진영상 등을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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