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계 최고 지도자' 발언, 실제 대상은 메르켈 전 총리

한 영상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세계 최고의 지도자"라고 극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2015년  트럼프가 독일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를 언급하며 한 말로, 윤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 

문제 영상은 2025년 8월 4일 "트럼프 충격 인터뷰 ‘윤석열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는 제목으로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공유됐다.

게시글 속 영상은 "모닝스 위드 마리아(Mornings with Maria)"라는 미국 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 프로그램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는 장면이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 속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인 지도자입니다. 며칠 전 저는 어떤 사람과 함께 있었는데, 그 사람이 그녀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하더군요. 그녀는 가장 똑똑하고 최고의 지도자입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해당 영상 속 한국어 자막은 여성 대명사 'she'를 번역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윤 전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특별검사의 소환에 속옷 차림으로 누워버린 채 조사를 거부한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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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일간베스트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8월 5일 캡쳐. 붉은색 X 표시 추가

동일한 10초 분량의 영상이 네이버 밴드 여기여기, 유튜브 등의 보수 성향 사용자들 사이에서 확산됐다. 

한 사용자는 "세계 최고 대통령 트럼프도 진정한 승자가 윤 대통령이라는걸 안다"고 댓글을 달았고, 또 다른 이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윤 대통령을 구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해당 인터뷰는 2015년 8월 20일 폭스 비즈니스 유튜브 채널에 "트럼프, 앙겔라 메르켈은 세계 최고 지도자다 (Trump: Angela Merkel is the greatest leader in the world)"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의 장면은 영상 4분 2초 지점부터 등장하며, 당시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행자 마리아 바티로모(Maria Bartiromo)의 메르켈 전 총리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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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영상(좌)과 2015년 8월 폭스 비즈니스 채널에 공유된 원본 영상(우) 비교

해당 인터뷰의 원고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바버라 캠퍼스(UC Santa Barbara)의 'American Presidency Project' 아카이브에 보존돼 있는데, 여기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전 총리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아카이브 링크).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평가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이후 2018년 미국 언론 매체 디 인터셉트(The Intercept)의 기사에서도 인용됐으며, 당시 독일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언급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2025년 8월 6일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이처럼 극찬했다는 공식적인 발언은 확인되지 않았다. 

AFP는 앞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한국과 관련된 내용으로 잘못 해석된 사례들을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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