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분노' 사진, 한미정상회담 보도 시청 장면 조작한 것

사진 한 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뒤늦게 뉴스로 접하면서 분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조작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관련 보도를 시청하는 장면에 지난 1월 게시된 윤 전 대통령 첫 구속 관련 유튜브 영상의 썸네일을 합성한 것이다.

문제 주장은 2025년 9월 1일 "방금 백악관에서 공개한 사진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소식을 뒤늦게 테레비에서 시청하고 분노를 표출했다함. 손짓에 트황의 화가 드러나는듯"이라는 글귀와 함께 네이버 밴드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 구속 관련 TV 뉴스를 시청하며 손짓하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를 비롯한 다수의 혐의에 대한 소환 조사 및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들이 9월 1일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 체포 집행 당시 CCTV를 열람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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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밴드 게시글 스크린샷, 9월 1일 캡쳐. 붉은색 X 표시 추가

동일한 사진과 주장이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X 등의 우익 성향 사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저걸 보고 누가 화가 안나겠나, 트럼프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으면 희망은 없다," "윤 대통령이 저렇게 모욕당해야할 이유가 있는지 묻는거 같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해당 사진의 원본이 8월 27일 백악관 공식 플리커 계정에 게시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원본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관련 폭스뉴스 보도를 함께 시청하는 모습이 담겼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조작된 이미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우측에 서있던 이 대통령이 잘려 나갔고, TV 화면에는 정상회담 보도 대신 다른 이미지가 합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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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이미지(좌)와 백악관 공식 플리커 계정에 게시된 원본 사진(우) 비교

해당 원본 사진은 뉴스1,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국내 언론에도 널리 보도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한편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문제 이미지 속 TV 화면에 합성된 사진은 지난 1월 유튜브 'LiveNow from Fox' 채널에 올라온 영상의 썸네일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보도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 탄핵안 가결 직후 처음 구속됐을 당시 상황을 다룬 것이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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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이미지(좌)와 지난 1월 게시된 폭스 뉴스 보도 영상 썸네일(우) 비교

AFP는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치 관련 뉴스를 시청하는 것처럼 조작된 유사한 허위 이미지를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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