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발언하는 모습 (AFP / Brendan Smialowski) (AFP / Brendan SMIALOWSKI)

주한미군 숫자가 "4만 5천명” 이라고 또 부풀린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해 막혀 있는 주요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뚫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회원국과 동맹국들에게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에 동참하기를 거부하자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4만 5000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AFP가 미 정부 정책자료, 국방부 통계 그리고 전문가들과 확인한 결과, 실제 주한미군의 규모는 트럼프의 주장과는 달리 2만 8500명 선으로 밝혀졌다. 

4월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나토는 종이호랑이”라고 조롱하는 동시에 “우리는 북한 김정은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4만 5000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지만 (한국은) 우리를 돕지 않았다”며 한국도 같이 비판했다.  

중동 전쟁이 시작된 이후 트럼프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파견된 미군 숫자를 언급하며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왔는데, 4월 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 그리고 3월 16일에 있었던 연설에서도 그는 주한미군이 4만 5000명이라는 주장을 반복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트럼프가 언급한 주한미군의 숫자는 유튜브페이스북, X (구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사회공유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됐으며, 일부 한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이런 발언이 향후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추측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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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공유된 문제 게시물 스크린샷. 2026년 4월 8일 캡쳐 후 빨간색 엑스 표시 추가.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서 국제 연료 가격은 급등했고, 이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에너지 수급에 큰 차질을 겪었다. 4월 7일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며 해협은 일시적으로 재개방됐으나, 이후 이란이 미국이 인근 해상의 군사적 봉쇄를 지속한 데 반발하며 결국 해협은 다시 폐쇄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약 2만 8500명

그러나 AFP가 확인한 결과, 트럼프가 언급해 온 4만 5000명이라는 숫자는 공식적인 자료나 정책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았고,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 8500명인 것으로 나온다.  

트럼프가 지난해 12월 서명한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은 미국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이며, 이 법안 1255조에는 주한미군을 “약 2만 8500명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AFP는 백악관에 관련 질의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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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수권법 스크린샷

이보다 낮은 수치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인력데이터센터 (Defense Manpower Data Center)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DMDC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31일 기준 한국에 주둔한 미군 및 미군무원은 총 2만 6722명이다 (아카이브 링크).  

이중 2만 3495명은 현역 군인, 300명은 주 방위군, 2927명은 미 군무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올해 3월 발표된 미국 의회조사국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보고서 역시 주한미군 규모를 약 2만 8500명으로 명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 이후 이 수준이 유지돼 왔다고 설명한다 (아카이브 링크).  

한국 국방부가 2023년 6월 발간한 국방백서 역시 같은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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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방백서 스크린샷

전 국방부 차관인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4월 7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증원 자체에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다만 그는 트럼프가 언급한 수준의 증원은 “전쟁 상황이 아닌 이상” 평소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병력 이동에 따라 약 100명 내외의 증감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릭 그로스먼 남캘리포니아대학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교수도 AFP와의 인터뷰에서 약 2만 8500명이라는 수치가 정확하다고 강조하며, “트럼프가 4만 5000명이라는 숫자를 어디서 가져왔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부풀려진 숫자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 기지는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다 (아카이브 링크).   

미 국방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해당 기지에는 약 4만 3,000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향후 3~5년 내 총인원이 약 4만 5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미군 병력뿐 아니라 미 군무원계약직 인력가족 구성원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대한민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타국의 군사정보 관련사항은 보안 등의 이유로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JTBC뉴스와 중앙일보 등 여러 국내 언론사에서도 트럼프가 부풀린 주한미군 숫자를 팩트체크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와 여기).    

AFP는 앞서도 트럼프의 발언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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