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무호 피격 장면이라는 영상, 사실은 2024년 인도선박 화재 장면

2026년 5월 4일 중동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화물선 나무호가 피격을 당한 이후, SNS상에서는 당시의 선상 화재와 폭발 장면을 보여준다는 영상이 급속하게 확산됐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나무호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2024년 7월 인도 해상에서 발생한 화물선 화재 장면이었다.   

2026년 5월 5일 X (구 트위터)에서는 "우리나라 선박이 이란군에 의해 피격됨"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 영상이 올라왔다.  

약 22초 분량의 이 영상은 갑판에 큰 불이 치솟고 있는 한 대형 선박 한 척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바다 위를 위태롭게 떠 가는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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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 공유된 영상과 영상설명 스크린샷. 2026년 5월 11일 캡쳐 후 붉은색 엑스 표시 추가

해당 영상은 미국이 자국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5월 4일 이란측과 교전을 벌인 후 전세계 SNS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당시 미 중앙사령부는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여러 기를 격추하고 이란의 소형 선박 일부를 파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한국 외교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서 정박 중이던 한국 선박 HMM 나무호가 "미상 비행체"의 외부 타격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후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으나, 공격 주체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이후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은 문제의 영상을 공유하며 이 장면이 이란 미사일이 미군 군함을 타격하는 현장이라고 주장했고, 동시에 한국 네티즌 일부는 이 영상은 이란 미사일이 나무호를 공격하는 장면이라며 다른 주장을 펼쳤다.  

이 주장은 한국어 인스타그램, 스레드, X 등 SNS 플랫폼 뿐만 아니라 한국 온라인 터뮤니티 등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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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 게시된 문제의 주장 스크린샷. 2026년 5월 5일 캡쳐 후 붉은색 엑스 표시 추가

미국에서는 2026년 5월 4일 뉴욕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펜서 하키미안이 X계정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호르무즈에서 선박이 방금 이란에 의해 폭격당했다" 고 주장했는데, 하키미안은 과거에도 SNS에 허위 정보를 반복적으로 공유한 전적이 있고, AFP는 그의 허위주장을 여러 번 검증한 바 있다.  

또 일부 X 이용자들은 해당 장면의 선박이 아랍에미리트(UAE) 소속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비슷한 시기 UAE 당국은 이란이 자국 석유기업 계열 유조선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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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 게시된 문제의 주장 스크린샷. 2026년 5월 5일 캡쳐 후 붉은색 엑스 표시 추가
 

그러나 문제의 영상은 미국, 아랍에미리트나 한국의 나무호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최근 중동전쟁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장면으로 밝혀졌다. 

구글 역이미지 검색 결과, 2년전인 2024년 7월 19일 인도 신문사 타임즈오브인디아 (The Times of India)가 동일한 항공 촬영 영상을 페이스북X에 게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항공 촬영 영상은 최근 SNS에서 확산된 영상들보다 화질이 훨씬 더 선명하고, 더 넓은 각도를 담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해당 매체는 당시 이 선박이 "국제 해상 위험물"을 운송중이었으며, 인도 해안경비대가 악천후 속에서 화재를 진압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해안경비대는 공식 X계정에 선박의 다른 사진들을 추가로 게시했으며 (아카이브 링크), AFP도 이 화재 장면 영상을 배포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당시 AFP 보도에 따르면 아라비아해를 건너던 선박 MV 머스크 프랑크푸르트호가 전방 갑판의 화재로 인해 폭발이 일어났다는 조난 신호를 보냈고, 이후 인도 해안경비대가 현장으로 출동하여 화재 진압에 나섰다. 당시 프랑크푸르트호는 인도 구자라트 주에서 출항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향하던 중이었으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AFP는 중동 전쟁과 관련된 여러 허위정보를 검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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