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아파트 영상이 이란의 두바이 씨티은행 공습 장면으로 둔갑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이후 이란이 미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인접 국가들과 지역 내 미군 군사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시작하면서 이번 갈등은 지역 전체로 확대되었다. 이와 동시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한 영상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 사무실이 공격받는 장면이라는 제목으로 확산되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영상은 바레인의 주거 건물을 촬영한 영상으로써, 해당 은행의 지주회사는 자사 사무실과 지점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속보: 이란의 미사일이 두바이에 있는 시티뱅크 입주 빌딩을 공격함"이라는 한국어 설명과 함께 2026년 3월 15일 X (구 트위터)에 게시되었다. 

해당 게시물은 "이란 혁명수비대 (IRGC)가 미군 관련 시설 및 미국계 금융 기관을 타격 목표로 지목한 이후 발생한 이번 공격으로, 중동 내 최대 미국계 금융 거점이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영상은 한 건물이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에 맞아 폭발하고, 상층부가 불길과 연기에 휩싸이는 장면을 보여줬다. 

해당 영상은 한국어 유튜브, 페이스북 게시물들뿐만 아니라 영어, 우르두어, 힌디어 등 다양한 언어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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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 공유된 문제의 게시물 스크린샷. 2026년 3월 27일 캡쳐 후 빨간색 엑스 표시 추가.

키워드 검색 결과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 TV의 영어 채널도 3월 14일 X에 같은 영상을 게시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영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지도부가 타격을 입은 후 이란이 걸프 지역의 미국 자산과 민간 인프라, 공항, 항만, 석유 시설 등을 겨냥하면서 확산되었다. 4월 7일 이란과 미국은 2주간의 휴전을 발표했으나,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감에 따라 중동 지역의 긴장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3월 19일 이란이 아랍에미리트에만 1,900여 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겨냥한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아카이브 링크).

이에 따라 씨티은행의 모회사인 씨티그룹과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 PwC 등도 두바이 금융 중심지에서 사무실을 폐쇄하거나 직원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문제의 영상은 두바이 씨티은행 사무실 공격 장면을 담은 것이 아니었고, 씨티그룹은 3월 14일 성명을 통해 UAE와 바레인 내의 자사 사무실과 지점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실제로는 바레인의 주거시설을 촬영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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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X 게시물(왼쪽)과 3월 1일 올라온 유로뉴스의 SNS게시물.

해당 영상을 프레임별로 분석하여 구글 역이미지 검색을 해 본 결과, 다국어 언론사 유로뉴스가 거의 동일한, 고화질의 영상을 3월 1일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상 설명에는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의 주거 건물이 공격받았다"고 쓰여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바레인 내무부는 3월 1일 성명에서  미·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으로 인해 마나마와 인근 지역의 주거 건물 세 곳이 드론 공격과 요격 미사일 파편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유로뉴스 영상 속 건물 외벽에는 "Era"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AFP가 배포한 피해 현장 사진에서도 같은 글자가 건물 상단에 확인됐다. 

추가 검색 결과, 해당 건물은 마나마에 위치한 "Era View Tower"로 확인됐다 (아카이브 링크). 구글 스트리트뷰에서도 마나마 스카이라인 속 동일 건물이 확인된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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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영상 스크린샷(왼쪽)과 실제 마나마의 구글스트리트뷰(오른쪽)를 AFP가 비교한 사진.

AFP는 중동 전쟁과 관련된 여러 허위 주장들을 검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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