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혐오 유발한 '여아 조혼' 영상, 사실은 삼촌 결혼식 참석한 조카 모습
- 입력 월요일 2026/05/12 04:26
- 수정 2026/05/12 04:31
- 2 분 읽기
- Sammy HEUNG, AFP 홍콩
- 번역 및 수정 Hawon Jung, AFP 한국
2026년 4월, 일부 SNS 이용자들이 한 인도 남성과 여자아이의 영상과 함께 이것이 무슬림 국가의 아동 결혼(조혼) 장면이라고 주장하면서 무슬림에 대한 혐오 발언들이 확산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사실 조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영상에 등장하는 여자아이는 남성의 신부가 아니라 조카로 확인됐으며, 아이의 어머니는 신랑과 함께 실제 신부가 함께 등장하는 결혼식 영상을 별도로 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2026년 4월 24일 한 스레드 이용자는 "이건 도대체 무슨 조합이냐?!! 설마 둘이 결혼한거고 여자앤 임신한거야? 배가 볼록해보여 ㅜ"라는 설명과 함께 한 영상을 공유했다.
결혼식장에서 촬영된 듯한 약 30초 분량의 영상은 인도식의 화려한 핑크색 결혼 예복을 입은 한 남성과 그 옆에서 시무룩한 표정으로 서 있는 여아를 보여주는데, 남성이 아이의 볼에 키스를 하고 장난을 치자 이내 여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두 사람은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만 18세 이전에 결혼하거나 사실혼 관계를 맺게되는 소녀들은 아동 신부로 간주된다. 2023년 수치에 따르면 전 세계 조혼의 3분의 1 가량이 인도에서 이루어진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유니세프는 최근 몇년간 인도가 조혼풍습을 근절하기 위해 "놀라운 진전" 을 이뤄왔다고도 평가했는데, 실제로 성인이 되기 전에 결혼하는 인도 여성과 소녀들의 비율은 2001년 49퍼센트에서 2021년 23퍼센트로 감소했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의 영상이 여아의 조혼 장면이라는 주장은 틱톡, 스레드, 시나 등 다양한 SNS플랫폼에서 전세계 여러 언어로 등장했다.
한국의 일부 네티즌들도 무슬림 문화권에서 조혼이 흔하다는 식으로 암시하며 해당 영상을 공유했고, 몇몇은 아이가 임신한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스레드 이용자는 "이슬람은 이해할 수도 없고, 벽을 세워서 한국인들 지켜야 함"이라고 한다고 주장했고, 비슷한 주장을 공유한 게시글에도 특정 종교에 대한 원색적인 욕설과 혐오 발언이 이어졌다.
그러나 영상에 등장한 여아는 해당 결혼식의 신부가 아니었다.
해당 영상의 키 프레임을 추출해 구글 역이미지 검색을 진행한 결과, 원본 영상은 룩사르 파트마(Rukhsar Fatma)라는 이름의 이용자가 4월 19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두 계정은 모두 삭제됐다.
영상에는 "조카는 엄마 아빠의 딸이기도 하지만, 삼촌의 딸이기도 하다"는 힌디어 설명이 첨부되어 있었다.
AFP가 연락을 취하자 해당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영상 속 남성이 자신의 남자 형제이며 여아는 자신의 딸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또 4월 23일 인스타그램에서 "결혼식장에서 딸이 울고 속상해하자 마무(본인의 남자형제)가 웃게 하려고 했다"고 답한 뒤 계정을 삭제했다. '마무(Mamu)'는 힌디어로 외삼촌을 뜻한다.
이 이용자가 SNS에 올린 또 다른 영상에는 같은 남성이 결혼식 복장을 한 여성과 함께 등장하며, 이용자는 이 여성이 결혼식의 진짜 신부라고 확인했다. 영상 속 커플은 우유, 장미꽃잎, 물 등이 담긴 큰 그릇 속에서 반지나 다른 물건을 찾는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이는 인도 결혼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습이다.
해당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올린 또 다른 영상에도 남자 형제는 신부와 함께 등장하며, 게시물에는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zee_s_h_an" 도 태그돼 있었다. 그는 비슷한 결혼식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올린 뒤 이후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해당 남성에게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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