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네거리 활보하는 늑대 사진, 실제 아닌 AI 조작
- 입력 월요일 2026/04/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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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ce MOON, AFP 한국
- 번역 및 수정 Grace MOON, Hawon Jung, AFP 한국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4월 8일 어린 수컷늑대 ‘늑구’가 탈출한 이후 정부는 일주일 넘게 300여 명의 소방, 경찰, 군 인력뿐만 아니라 열화상 드론까지 동원하며 수색 작업에 안간힘을 쏟았다. 특히 늑구가 동물원을 탈출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오월드 네거리를 돌아다니는 늑구의 모습’ 등의 제목을 단 사진 한 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올라왔고, 대전광역시와 국내 언론이 이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사진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하지만, 해당 이미지는 인공지능 (AI)으로 생성된 합성물로 드러났으며, AFP가 접촉한 전문가와 당국 역시 이 사진이 허위 합성물임을 확인했다.
대전시 대변인실에 따르면, 늑구는 8일 오전 9시 반쯤 사파리 철조망 아래의 땅을 파고 울타리 밖으로 탈출했다. 이후 17일 오전 0시 44분경 대전 중구 안영 나들목(IC) 인근에서 포획돼 오월드로 무사히 이송됐다 (아카이브 링크).
열흘간 이어진 수색은 첫날부터 큰 대중적 관심을 모았다. 늑구의 탈출 몇 시간 이후 SNS에는 갈색 늑대 한 마리가 네거리 도로 위에 서 있는 사진이 올라왔고, 동물원 인근 오월드 네거리를 배회하는 늑구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해당 사진은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유포되었다.
4월 8일 한 X 사용자는 "오월드 1살 아기 늑대.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아기도 조심히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는데, 해당 게시글은 수천 건의 ‘좋아요’ 를 받으며 큰 반응을 일으켰다.
같은 날 오후 1시 29분, 대전시는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는 오월드 네거리 쪽으로 나간 것으로 확인됐으니 인근 시민분들은 안전에 유의 바란다”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후 사진은 국내 언론과 대전시 공식 X 계정뿐만 아니라 X, 스레드, 틱톡, 대전맘 카페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아카이브 링크). 늑대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짐에 따라 네거리 인근 초등학교는 하루 휴교를 하고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AFP도 해당 이미지를 재배포했으나 이후 삭제했다.
AI 조작 이미지
그러나 AFP의 분석 결과, 해당 이미지는 실제 상황이 아닌 AI 생성 이미지로 확인됐다.
김환 서울사이버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4월 14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조작된 이미지로 판단된다”라고 말하며, 이번 사례가 “생성형 AI기술의 대중화가 공공 안전 대응 체계에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아카이브 링크).
AI 이미지 식별 서비스 Hive Moderation에 해당 이미지를 분석해 보니, 이 이미지가 AI로 생성되었을 가능성은 99.9 퍼센트에 이른다고 판정됐다.
AI 생성 사진 속 배경은 2025년 4월 네이버 지도 거리뷰에 수록된 같은 민물장어 식당으로 보이는 건물과 오월드 네거리 가로등 등의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AFP사진기자가 4월 11일 현장을 방문해 동일 장소를 촬영한 사진과 자세히 비교하면, 배경에서 여러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다:
- 도로 바닥 화살표와 흰 실선의 길이 및 위치가 다르다.
- 맨 우측 파란색 차선이 흰색으로 보인다.
- 배경에 보이는 전력선과 건물 지붕에 부착된 십자가 주요 요소가 흐릿하다.
김 교수 역시 “(사진상의) 도로 교통 표지판의 영문 글자가 일그러져 있고, 간판 텍스트도 뭉개져 있다” 고 지적하며, 이는 도로 규격 표시나 텍스트를 정확하게 묘사하는데 기술적 한계가 있는 생성형 AI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배경 오류들은 실제 촬영 사진 위에 객체만 삽입하는 스마트폰 AI 편집 방식으로는 발생하지 않는 유형” 이라고 분석하며, 해당 이미지가 생성형 AI를 사용하여 배경 전체를 생성하거나, 혹은 네이버 등 포탈서비스의 로드뷰 이미지를 기반으로 재구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급속도 확산
AFP가 대전 경찰청과 소방본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문제의 이미지는 금강유역환경청 직원을 통해 최초로 대전시 소방본부로 전달되었다.
해당 환경청 직원은 8일 오후 1시 26분 카카오톡을 통해 당국에 이 사진을 전달했고, 대전시는 3분 이후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전에 유의하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AFP는 이 사건 관련 금강유역환경청 측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환경청은 답변을 거절했다.
해당 사진이 조작되었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 온라인에서는 정부 당국이 충분한 검증 없이 수색작업에 착수해 현장에서 혼선을 빚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대전시 대변인실은 4월 13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해당 사진이 AI 사진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경황이 없었다” 고 해명하며, AI 사진 검증에 시간이 소요될 경우 수색 작업이 더 지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와 소방·경찰 당국은 4월 13일부터 15일 사이 이뤄진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이미지가 AI 합성 사진임을 최종 확인했다.
AFP는 앞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허위주장들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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