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보너스 지급 후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이혼 급증' 루머, 사실 전혀 근거 없음
- 입력 월요일 2026/07/08 06:44
- 수정 2026/07/0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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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won Jung, AFP 한국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임직원들에게도 파격적인 액수의 성과급을 약속했다. 동시에 온라인에서는 엄청난 성과급을 받은 직원들이 잇따라 이혼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시의 이혼 건수가 800% 급증했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이는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정보로 드러났다. 이천시 관할 법원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이혼 등 가사소송 건수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6년 6월 23일 X(구 트위터)에는 "하이닉스 억대 수익이 생기니 미리 이혼하고 재산 안나눌래," 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언론 기사처럼 보이는 글의 캡쳐 이미지를 공유했는데, '2026년 5월 27일 업데이트'라고 표시된 이 글은 "이천시 법원에서 2025년 이혼 접수 사건이 약 800% 급증했다" 면서, 이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주요 원인으로, 앞으로 5년간 40억 원 이상 지급 예정이라 이혼 결정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주장들은 인스타그램, 스레드 , 유튜브 등 다양한 SNS 플랫폼에 광범위하게 공유됐다. 이 주장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 ꞏ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적인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와 이익을 기록하면서 확산됐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익 규모에 따라 3만4천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도 걸맞는 몫이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9월 SK 하이닉스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이를 향후 10년간 적용하는 안에 합의했다 (아카이브 링크).
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급증하며 47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 6월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주식시장 시가 총액 1위로 올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 여기).
삼성전자 역시 노동조합이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자 5월 극적으로 노사 합의에 이르렀고, 합의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올해 최대 6억원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게 됐다 (아카이브 링크).
이는 국내 직장인 중위연봉이 약 3천4백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다 (아카이브 링크).
해당 게시글에는 "와 이런 효과가 있구나 가정도 찢어지네," "하이닉스 덕분에 자유롭게 이혼..." 혹은 "인센티브 많이 받은 하닉 직원은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나보다" 등의 댓글이 달리며 이혼 관련 주장을 믿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관련 SNS 게시글들은 기사 형식의 글 캡쳐 이미지를 공유했으나, 검색 결과 이러한 언론 보도나 기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천 관할 법원 역시 해당 지역의 이혼 건수에는 큰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혼 건수 큰 변화 없어
통계청 수치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이천에서는 456건, 월평균 38건의 이혼이 이루어졌다 (아카이브 링크).
만일 SNS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이혼 건수가 800% 급증했다면, 단순 계산으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이천시에서는 1천3백건 이상의 이혼 접수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이천시·여주시·양평군을 관할하는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 따르면 해당 법원에서 이혼이나 상속 등에 대한 분쟁을 다루는 가사소송 접수 건수에는 작년과 올해 큰 차이가 없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주지원 관계자는 7월 6일 AFP에 보낸 이메일에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135건의 가사소송 1심 사건이 접수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92건, 2024년 같은 기간에는 128건이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800% 급증과는 큰 차이가 있다 (아카이브 링크).
관계자는 또한 법정 외에서 합의하는 가사 조정 사건 역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38건이 있었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경제적 박탈감
여주지원은 해당 수치에서 각 시·군이나 가사사건 종류별 개별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온라인 가짜뉴스를 연구한 국립공주대 일반사회교육과 남윤민 교수는 이번 허위 뉴스는 반도체 호황으로 초고소득 직장인 집단이 출현하고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대중이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남 교수는 7월 6일 AF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800% 이혼율 급증'은 사실 누가 봐도 말이 안되는 아주 허황된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에게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 는 식의 위로의 서사를 제공한다"며, 이는 대중이 느끼는 박탈감과 불만을 일부 완화하는 '자기 위안' 의 서사를 만든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또 "어떤 가짜뉴스는 분명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지고 확산되며, 또 어떤 가짜뉴스는 대중들의 심리적 동조를 얻어 자발적으로 널리 확산되는데, 이번 가짜뉴스는 분명 후자의 경우," 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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