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펀드 운영자가 개발한 AI 프로그램 실행 장면... 한국과 무관

한 영상이 조직적인 국내 온라인 여론 조작 활동을 펼치는 중국 작업장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해당 영상을 최초 게시한 사용자는 AFP에 영상은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여러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모습을 담고 있고 밝혔다. 

문제 주장은 2025년 3월 8일 "역겨워"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한 대의 컴퓨터에서 약 20여 개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AI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상하단에는 "한국 여론조작 중국 작업장. 자동 AI 댓글 프로그램 ㄷㄷ"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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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3월 14일 캡쳐

동일한 영상이 스레드 여기여기, 그리고 인스타그램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한국과는 무관하다. 

AI 프로그램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동일한 영상이 3월 6일 Leon.Y라는 사용자에 의해 X에 최초로 게시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게시글에는 사용자가 중국에서 3월 출시 이후 큰 반향을 일으킨 AI 에이전트 Manus를 사용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워크플로우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Manus 공식 웹사이트 링크도 첨부돼 있다 (아카이브 링크).

Leon.Y는 이어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나는 여전히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소셜 미디어 매트릭스, 지갑·거래소·브라우저 데이터 분석과 같은 모바일 작업을 보조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라고 적었다.

Manus는 일반적인 챗봇보다 더 발전된 AI 에이전트로 평가되며, 주식 시장 분석부터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맞춤형 여행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것까지 다양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eon.Y는 AFP에 "X에서 자율적으로 검색하고 댓글을 달며 리트윗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었다"라며 "이 에이전트는 여러 계정과 동시에 교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Leon.Y는 자신을 Web3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차세대 인터넷의 혁신과 발전을 촉진하는 데 주력하는 암호화폐 투자 펀드의 CEO라고 소개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그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자 Leon.Y는 여러 사용자의 질문에 답장을 남겼는데, 그가 올린 댓글 어디에도 한국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국제관계대학원 (RSIS) 연구원 마노즈 하르자니(Manoj Harjani)는 AFP에 "소셜미디어에서 Manus가 여러 계정을 동시에 운영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는데, 이것이 Manus가 실제로 조직적인 여론 조작 공작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하르자니는 이어 "이러한 공작을 조직적으로 펼치려면 단순히 여러 계정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것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Manus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으며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카이브 링크).

같은 영상이 Manus를 활용한 작업 실행 장면이라는 설명과 함께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앞서 중국인이 국내 탄핵 찬반 시위침투했다는 주장 등이 온라인상에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들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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