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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은 2월 24일 "북한보다 대한민국 내부에 깊숙이 들어온 중공 공산당 세작들로 넘쳐나... 매우 심각한 현실"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윤석열 파면" 구호를 외치며 한자어가 적힌 형형색색 깃발들을 흔드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는 "시청 앞 여기는 중국이 아님"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는데, 영상의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인파 규모나 장소, 참가자들의 얼굴, 깃발 내용은 파악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12 대국민 담화에서 선관위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기관에 대한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비상계엄 선포 정당성을 강변했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중국인이 드론을 띄워 국정원 등을 불법 촬영하다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고도 언급했는데 이후 온라인상에는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발언과 허위주장이 확산됐다.
문제 영상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마무리되고 있던 2월 말 경 틱톡, 스레드, 엑스, 유튜브 등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유포됐다 (아카이브 링크).
"와... 미친 거 아녜요? 제대로 이건 침략인데", "정체성 숨기지 않는 중국... 경찰도 손 놓은 상황" 등 영상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일부 사람들이 주장을 사실로 오인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영상 속 깃발은 중국 공산당과 무관하다.
무협소설
구글 역 이미지 및 키워드 검색을 통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단체가 1월 25일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에 등장하는 집회 참가자, 깃발, 현수막, 건물 등이 문제 영상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특히 서울시청 인근 태평로 2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1시간 17분 7초 장면과 일치했다 (아카이브 링크).
아래는 문제 영상(좌)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일치하는 요소들을 같은 색으로 표시했다.

정성준 게티이미지 사진기자가 해당 집회에서 촬영한 고화질 원본 사진을 확인해 보니 깃발에 적힌 내용은 대부분 무협 작품에 등장하는 문파나 가문, 명대사 등임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대부분 깃발에는 한자 외에 한글 문구도 작게 인쇄돼 있었는데 이 역시 무협물 관련 내용이었다.
한 깃발에는 '사천당문 리마스터' 등 무협소설에 자주 나오는 가문인 "사천당문(四川唐門)"이 한자로 적혀 있고 그 아래에 "은혜는 두 배로 갚고, 원한은 열 배로 갚는다 -사천당문-"이라는 문구가 한글로 인쇄돼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파란색 일러스트가 들어간 흰 깃발에는 무협 웹소설 '화산귀환'에서 인용한 내용이 담겼다. 소설에 등장하는 가문인 "창천남궁(蒼天南宮)"이 한자로 쓰여 있고 그 아래에는 "선두에서 뚫어! 그게 남궁세가다! 남궁이 어째서 창천인 줄 아십니까? 하늘 아래 부끄럽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산귀환, 비가"라는 문구가 한글로 적혀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여기).
"대화산파(大華山沠)"라는 문파 이름과 "화산의 검이 재현하려는 것은 결코 매화가 아니다. 바로 '피어남'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꽃문양 깃발 내용 역시 화산귀환에서 인용한 것이었다 (아카이브 링크).
아래는 문제 영상(좌)과 게티이미지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깃발 부분을 확대하고 필요한 경우 좌우 반전했다.

또 다른 깃발에는 "마도천하 민초독존(魔道天下 民草独存). 마도천하(魔道天下). 바라야 바라야 아가바라야 우리의 마음이 촛불이니 이곳을 태우리라"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는 소설 'SSS급 죽어야 사는 헌터'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빨간색 깃발에서는 호랑이 일러스트와 "하북팽가(河北彭家)"라는 가문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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