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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은 '1월 18일. 서부지법. 중국 공안 투입! 경찰 기동대 위장한 중국 공안'이라는 문구와 함께 1월 18일 유튜브에 공유됐다.
현재는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 해당 영상에는 인파에 둘러싸인 경찰관들의 모습이 담겼는데 그중에는 'CN1400-1', 'CN1400-2' 또는 'CN1400-3'이라 적힌 깃발을 든 경찰관도 보인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의 일종인 챗GPT 화면을 캡처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등장한다. 'CN1400-1 붉은 깃발'이 어느 단체 깃발인지 묻자 챗GPT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장비'라고 답했다.
이 유튜브 영상은 삭제되기 전 조회수 72,000회 이상을 기록했다.
수만 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심사가 열린 1월 18일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구속영장 기각"을 외치며 집회를 벌였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날 새벽 윤 대통령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법원 밖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는 창문과 문을 부수고 청사에 난입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다니며 기물을 파손하는 등 집단 난동을 일으켰다 (아카이브 링크).
당시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AFP 기자들에 따르면 사태 진압을 위해 경찰 기동대원 수백 명은 청사 내부로 진입해 시위대 수십여 명을 체포했다. 이후 경찰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련의 불법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라며 엄정 대응을 경고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은 1월 26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최대 6개월간 구속된 채로 1심 재판을 받게 된다.
한편 문제 주장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엑스 등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일부 이용자들이 이를 사실로 오인했음을 알 수 있었는데 그중에는 경찰관에게 이름과 직급을 물었는데 바로 답하지 않으니 중국 공안이라는 식의 억측과 중국에 대한 혐오 발언도 난무했다.
한 이용자는 "경찰복 입은 사람이 저 공안 깃발 같은 걸 들고 계속 밀치고 있대요. 잡아서 관등성명 물어보니 대지도 못하고"라고 남겼고 "짱개 공안이 진짜였네. 이 미친 나라!"라고 쓴 댓글도 보였다.
그러나 문제 영상 속 깃발은 충남경찰청 기동대 소유로 중국 공안부와는 무관하다.
충남경찰청 깃발
충남경찰청의 김기찬 경비경호계장은 1월 24일 AFP와 전화 인터뷰에서 문제 영상 속 깃발은 충남청 기동대 부대기라고 밝히며 온라인상에 유포된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아카이브 링크).
김 계장은 "군중들 가운데 집회 참가자건 경찰이건 섞여버리면 뒤에서 보면 경찰복이 다 똑같다 보니 구별을 못 한다. 그래서 '우리 부대가 여기 있다. 이쪽으로 가고 있다'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서 깃발을 든다"라고 사용 목적을 설명했다. 지난 1월 18일 서울서부지법에는 충남경찰청 기동대원 약 120명이 출동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깃발에 적힌 'CN'은 충남의 약자이고 '1400'은 4기동대, 마지막 한자릿수 '1'은 1제대를 뜻한다고 말했다.
깃발에 왜 굳이 영어를 사용했냐는 질문에는 표기 형식은 각 지역 경찰청이 임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영문으로 표기된 기존 깃발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경찰청은 작년 9월 훈련 때 촬영한 사진을 AFP에 제공했는데 이 사진에서도 'CN'이라 적힌 깃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별도의 검색을 통해 과거 언론 보도에서도 문제 영상 속 깃발과 동일한 형태의 깃발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트뉴스24의 2024년 8월 27일 자 기사에 따르면 당시 청양 지천댐 후보지 선정을 위한 환경부 공청회가 충청남도 부여에서 실시됐는데 댐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민들의 반발이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사진에는 "물리적 충돌과 행사 파행을 막기 위해" 경찰이 현장에 투입됐다는 설명이 붙었다.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다음 날인 1월 20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문제 영상 속 경찰관이 위장 침투한 중국 공안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이 직무대행은 "중국 공안과 협력 작전 하셨나요?"라는 의원 질문에 "경찰은 그런 적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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