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이미지… '스위스 백신 보호 연맹'이라는 단체 존재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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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한 장이 스위스 보건 단체에서 발행한 ‘코로나19 백신 만류’ 포스터라는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의 포스터는 조작된 것으로 스위스 연방 공중보건청에서 백신 접종 독려 캠페인 시 실제 사용했던 포스터를 모방한 것이다; 포스터에 등장하는 ‘스위스 백신 보호 연맹’은 존재하지 않는 가짜 단체이며, 포스터에 사용된 로고 역시 코로나19 백신과 무관하다.  

해당 이미지와 주장은 2021년 2월 21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나는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해당 포스터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Gisele Werner 박사: 많은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예방 접종을 받기 전에 기다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의 안전성을 보장하는데 필요한 가늠자가 없습니다.

“Covid 19에 대한 이 백신은 바이러스의 전염을 예방하지 않으며 장벽 제스처를 해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중장기 부작용을 알지 못하며 현재까지 혜택보다 더 많은 위험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페이스북에서 공유된 문제의 포스터 스크린샷. 2021년 3월 8일 캡쳐.

문제의 포스터 하단에는 “스위스 백신 보호 연맹” 이라는 조직명과 함께 해당 캠페인이 “예방 접종에 내재된 위험을 알고 있는 스위스 시민과 의사에 의해 지원된다”고 적혀있다.

동일한 이미지와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네이버 블로그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해당 포스터는 조작된 것이며 포스터와 함께 공유된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어색한 번역

프랑스어로 된 동일한 포스터가 지난 2021년 1월 5일  페이스북에 공유됐고, AFP는 2021년 1월 8일 기사를 통해 이 포스터가 가짜라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한국에서 공유된 포스터의 경우 사용된 한국어의 문장 구조, 표현 등을 통해 프랑스어 포스터의 내용을 번역 프로그램을 사용해 번역 및 제작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한 예로, 포스터에는 ‘장벽 제스처’ 및 ‘가늠자’라는 표현 등이 사용됐는데 이는 한국에서 쓰이는 표현이 아니다. ‘장벽 제스처’는 영어 표현 ‘Barrier Gesture’를 직역한 것으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와 같은 방역수칙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가늠자’라는 표현은 ‘임상시험 대상자’라는 의미에서 사용됐다.

한편, 포스터 좌측 하단에 “포스터에 등장하는 Gisele Werner 박사는 가상인물이다”라는 문구가 프랑스어로 적혀있지만, 이는 한국어로 번역 돼 있지 않다.

가짜 포스터

문제의 포스터는 스위스 연방 공중보건청(Swiss Federal Office of Public Sanitation·FOPH) 백신 접종 독려 캠페인 시 실제 사용했던 포스터를 모방한 것이다.

당시 FOPH가 사용했던 포스터에는 백신 접종을 권하는 내용과 함께 실제 스위스 의료진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하단에 첨부한 FOPH의 포스터 속 인물은 로잔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는 솔란지 피터스(Solange Peters) 박사다.

FOPH에서 제작한 공식 백신 접종 독려 포스터.

FOPH 대변인은 2021년 1월 7일 AFP 측에 이메일을 통해 “FOPH와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된 가짜 포스터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

포스터 속 로고와 사진

프랑스어와 영어를 사용한 키워드 검색 결과 문제의 포스터에 등장하는 “스위스 백신 보호 연맹”이라는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 단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 단체의 로고 역시 스위스 국기 모양을 변형해 제작한 것이다. 

이에 더해 포스터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네 개의 로고 역시 백신과 관련 없는 단체의 로고다.

가장 왼쪽에 위치한 로고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성인을 돕는 미국의 “정신건강조합(Mental Health Cooperation)”이라는 단체의 로고다.

프랑스어로 ‘건강’을 뜻하는 Sante라는 단어가 적힌 세 번째 로고는 폴란드의 식품 제조회사 로고다.

사과 모양을 하고 ‘healthcare’라는 단어가 적힌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로고는 실제 상표가 아닌 여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공유된 아이콘이다.

문제의 포스터에 등장하는 여성의 사진은 셔터스톡아이스톡과 같은 스톡이미지 사이트에서 판매돼는 사진이다. 해당 여성의 사진에는 “수술 마스크를 쓰고 있는 젊은 동양인 간호사”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근거가 부족한 주장

스위스는 2020년 12월 23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문제의 포스터는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를 보여 준 긍정적인 사례들이 있다. 

AFP의 2021년 2월 25일 자 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12월부터 1월까지 각각 60만 명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집단과 백신을 맞지 않은 집단을 비교한 결과, 백신을 맞은 집단에서 감염률이 현저하게 떨어졌으며, 2차 접종을 받은 1주일이 지난 시점에서는 감염률이 9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포스터와 함께 공유된 “백신 접종이 방역 수칙을 대체할 수 없다”라는 주장은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도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강조한다.

스위스의 FOPH 역시 백신 접종이 위생 관리 및 방역 수칙 준수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편 2021년 2월 26일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한 한국은 7개월 안에 전체 국민 70%의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과 관련된 정부 주도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는 백신 접종에 신뢰를 갖고 참여해줄 것을 독려했다.

AFP는 한국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된 ‘코로나19 백신 거부 시 긴급 체포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제네바 선언으로 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을 거부할 수 있다’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주장을 취재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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