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의 주범은 극좌파 집단 안티파? 문제의 인물 중 한 명은 트럼프 지지자... 다른 한명은 스킨헤드 조직과 관련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의 배후에 안티파(Antifa·안티 파시스트 액션의 줄임말로 극우세력에 대항하는 급좌파 집단을 지칭)가 있다는 주장이 페이스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주장은 두 남성의 사진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문제의 남성 중 한 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이고 나머지 한 명은 스킨헤드 조직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해당 주장은 2021년 1월 7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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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담긴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1년 1월 8일 캡쳐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1.6국회의사당 폭동을 일으킨 이자는 안티파입니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 액션(Anti-Fascist Action)’의 줄임말로 파시즘·백인우월주의·신나치주의(네오나치) 등의 극우세력에 대항하는 급좌파 집단을 지칭한다.

같은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의 주장이 담긴 게시글의 첫 번째 사진은 AFP가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 사진 속 왼편의 수염을 기른 남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친 트럼프 성향의 미국 린 우드 변호사는 아래 두 장의 사진을 2021년 1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사진 속 두 남성은 동일 인물이며 안티파의 일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트위터 측의 제재로 열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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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우드 변호사의 트위터 스크린샷. 2021년 1월 6일 캡쳐

린 우드 변호사가 게재한 사진 두 장 중 오른쪽 사진 하단에 phillyantifa.org라는 문구가 보인다. 

해당 주소는 필리 안티파(Philly Antifa)의 웹사이트로 연결되는데, 웹사이트에 따르면 필리 안티파는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독립적인 안티파 조직이다.

위 남성의 사진이 필리 안티파 웹사이트에 게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안티파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 안티파 웹사이트는 2018년 9월 24일 게시글을 통해 사진 속 남자의 이름은 제이슨 탱커슬리(Jason Tankersley)며 그를 “메릴랜드 스킨헤드[인종주의자·국수주의자] 조직의 설립자” 그리고 “오래된 신나치주의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에 더해 그가 “최근 몇 년간 본인의 이미지 및 평판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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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 안티파 웹사이트 스크린샷. 2021년 1월 6일 캡쳐

필리 안티파에 게시된 남성의 사진 중 한 장은 미국 알라바마주에 위치한 남부 빈곤 법률 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의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사진에는 탱거슬리씨가 메릴랜드주 스킨헤드 조직의 일원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한편 AFP가 2020년 11월 5일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문제의 주장이 근거로 삼고 있는 두 명의 남성 중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쓴 남성은 안티파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다. 

당시 촬영된 사진 속 남성은 친 트럼프 성향의 음모론인 ‘큐어넌(QAnon)’을 상징하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있으며 사진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위한 샤머니스트이자 컨설턴트”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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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e A, 33, holds a QAnon sign as he presents himself as a shamanist and consultant for the Trump supporters gathered in front of the Maricopa County Election Department in Phoenix, Arizona on November 5, 2020 (AFP / Olivier Touron)

AP 역시 2020년 11월 7일 피닉스 시위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그의 이름이 제이크 앤젤리(Jake Angeli)이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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