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기반으로 생성된 AI 영상… '위장 단식' 주장 근거로 확산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 영상이 과거 단식 투쟁 중 기지개를 켜는 등 위선적인 행동을 보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여러 사용자들은 이 영상이 이 전 대표의 과거 단식이 '위장 단식'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생성된 것으로, 이 후보의 실제 사진을 기반으로 움직임 등을 덧입혀 제작된 것이다. 

문제 영상은 4월 3일 "일하는척," "단식한척," "착한척"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침대에 누워있던 이 후보가 갑자기 웃는 표정으로 바로 앉아 기지개를 켜는 듯 두 팔을 옆으로 뻗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상단에는 "야, 카메라 갔냐. 이제 치킨먹으러 갈까?"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이 후보는 2023년 9월 윤석열 정권의 전면적 국정 쇄신을 요구하며 24일간 단식을 벌인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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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5월 13일 캡쳐.

당시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단식을 두고 "실제 단식인지 쇼인지도 의문"이라며 조롱에 가까운 반응을 내놓았는데, 실제 소셜미디어상에서 이 후보의 단식을 둘러싼 허위 주장 등이 여러 차례 공유된 적이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여러 사용자들이 이를 실제 영상으로 오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용자들은 "모든 것이 거짓인 놈"이라거나 "[이 후보에게] 연기상을 줘야한다" 등 냉소적인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이 영상은 AI로 생성된 것이다. 

AI 영상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AI 영상의 첫 장면은 연합뉴스의 2023년 9월 22일 보도에 실린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더불어민주당이 당시 언론에 배포한 이 사진에는 녹색병원 병상에서 단식 중이던 이 전 대표가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교훈 후보 등을 만나 면담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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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첫 장면(좌)과 연합뉴스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같은 사진이 일부 잘려나간 형태로 여러 국내 언론 보도에 인용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그러나 페이스북 등에 공유된 영상에는 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사진에 움직임과 다양한 시각 효과를 입혀 영상으로 변환한 흔적이 여러 장면에 걸쳐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사진을 영상으로 변환해 주는 AI 도구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명령어에 따라 움직임과 배경 효과, 창의적인 시각 요소 등을 추가해 영상을 생성하는데, 이 때문에 영상의 첫 프레임이 이 후보의 실제 사진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카이브 링크). 

하지만 이 후보가 몸을 일으키는 장면부터는 원본 사진에 있던 병상 옆 인물들 대신 두 남성이 등장하는 등 차이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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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상 속 한 장면(좌)과 연합뉴스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불일치 요소를 붉은색으로 표시

그 밖에도 병상 위 벽면 패널의 형태가 다르거나, 병상 손잡이 등이 왜곡돼 있으며, 원본에는 없던 수액대가 등장하는 등 여러 시각적 불일치가 확인된다. 

원본 사진에 보이던 바닥 무늬, 벽에 기대 놓인 지팡이, 병상 오른편의 화장실 문 등도 AI 영상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영상이 진행되면서 이 후보의 머리카락 색이 바뀌고, 한 장면에서는 오른팔이 지나치게 마르고 주름지게 표현됐다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등 변화가 감지된다. 

한편 같은 병실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 후보를 촬영한 다른 사진들과 영상은 모두 연합뉴스가 공개한 원본 사진 속 병실 구조와 일치한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생성형 AI 기술은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AI로 생성된 사진 및 영상물에는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요소들이 드러나며 이러한 결함은 조작된 이미지를 식별하는 가장 확실한 단서가 된다. AFP는 AI 생성 콘텐츠를 구별하는 방법에 관해 보도한 바 있다. 

AFP는 앞서 6월 3일 조기대선을 둘러싼 여러 허위 주장 등을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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