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만든 가짜 '소방대원' 사진... 전문가 'AI 생성 흔적 뚜렷'

지난 3월 21일 경상북도 산청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삽시간에 번지며 진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던 시점에 사진 두 장이 지친 소방대원들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사진에서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이미지에서 흔히 발견되는 신체 왜곡 현상 등이 발견됐으며, 사진 속 소방대원들의 옷도 실제 경북 산불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착용했던 복장과는 달랐다. 

문제 사진은 3월 27일 "정말 정말 자랑스러운 분들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소셜미디어 플랫폼 스레드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여러 명의 소방대원들이 지친 모습으로 빗 속에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소방관들의 모습 뒤로 소방차도 보인다. 

다음날 해당 스레드 계정에는 "이 사진 한 장이 모든 것을 말해주네요. 정말 정말 고생하고 계십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라는 글귀와 함께 또 다른 소방관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당시 경상북도와 경상남도, 울산 등지에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해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산불은 장기화됐고 피해 규모는 불어났다 (아카이브 링크).

이로 인해 31명이 목숨을 잃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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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이 공유된 스레드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4월 4일 캡처.

동일한 사진이 스레드 외에도 엑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유포됐으며 '독자 제공'이라는 설명과 함께 언론 보도에도 사용됐다.

그러나 해당 사진 속 소방관들과 소방차의 모습은 실제 경북 산불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과 비교했을 때 많은 차이를 보인다.

시각적 왜곡현상

AFP 사진기자들이 3월 25일과 27일 경북 의성안동에서 촬영한 사진들 중 소방대원들의 옷과 신발, 소방차의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을 문제 사진과 비교해 보니 다른 부분이 많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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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사진기자들이 3월 25일과 27일 경북 의성과 안동에서 촬영한 사진과 문제 사진(왼쪽 위) 비교. 실제 사진과 다른 부분을 사각형으로 표시함.

미국 버팔로대학교 산하 미디어포렌식 연구소의 류 시웨이(Lyu Siwei) 소장은 4월 4일 AFP에 "두 이미지 모두 AI 생성으로 인한 뚜렷한 시각적 인공물을 포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류 교수는 첫 번째 사진의 경우 소방대원들과 소방차의 형태가 일그러져 "현실적 디테일이 부족"하며 두 번째 사진에는 소방대원 손 옆에 "손이 하나 더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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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 스크린샷. AI 생성 흔적이 드러난 부분을 표시함.

AI 생성 및 조작 여부를 판별하는 도구인 '하이브'(Hive)는 문제 사진들에 대해 두 장 모두 AI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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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Hive) 스크린샷. 2025년 4월 4일 캡처.

경북 산불 관련 허위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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