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건 짜깁기한 이미지... 헤럴드경제 '법적 조치 고려 중'

지난 3월 21일 경상북도 산청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던 시점에 산불 관련 기사를 캡처한 듯한 이미지 한 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해당 이미지에는 경북 산불 현장 사진과 함께 '방화 용의자는 중국인 유학생'이라고 언급한 제목이 담겼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이번 산불과 무관한 방화 사건 관련 기사와 최근 산불 피해를 다룬 기사를 짜깁기해 만든 것이다. 헤럴드경제 측은 당사 기사가 가짜뉴스의 소재로 사용돼 유감이라며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 이미지는 3월 24일 "중국 유학생들 전수조사 및 통신 검열할 필요 있음. 중국+북한 합작 소행으로 추정되는 전국 산불테러!"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의 실루엣이 담긴 사진에 "'타다 만 중국어 서적' 야산서 잇단 화재 방화 용의자는 중국인 유학생"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동시 산불 피해 '축구장 4600개' 크기... 중대본 '산림 3286ha 불에 타'"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앙대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낸 이번 산불로 인해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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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이미지가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3월 28일 캡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12 대국민 담화에서 선관위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기관에 대한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비상계엄 선포 정당성을 강변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또한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 등 보안시설을 불법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고도 언급했는데 이후 온라인상에는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발언과 허위주장이 확산됐다.

문제 이미지는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등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기사 2개를 짜깁기해 만든 것으로 실제 뉴스 기사를 캡처한 것이 아니다.

기사 2개 짜깁기한 이미지

경북 산불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은 산불로 다수 사망자를 낸 혐의로 56세 남성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이 남성은 지난 3월 22일 경북 의성군 한 야산의 조부모 묘소를 정리하다 불을 냄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산불이 중국인 유학생의 방화로 시작됐다는 내용은 현재까지 전혀 보고된 바 없다. 

구글 역 이미지키워드 검색을 통해 "'타다 만 중국어 서적' 야산서 잇단 화재 방화 용의자는 중국인 유학생"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헤럴드경제의 2월 21일 자 기사임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지난 2월 울산 남구 한 대학교 공터에 불을 지르는 등 같은 날 4회에 걸쳐 방화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유학생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였다. 내용은 최근 산불과는 전혀 연관이 없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네 건의 화재 모두 규모가 크지 않아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한편 이미지에 포함된 사진과 그 아래 적힌 내용은 3월 23일 자 헤럴드경제 기사에서 따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는데 중국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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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2월 21일 자 기사(좌)와 3월 23일 자 기사(우), 그리고 이 두 기사를 짜깁기해 만든 이미지(중) 비교. 일치하는 부분을 같은 색으로 표시함.

헤럴드경제 플랫폼대응팀의 문영규 팀장은 3월 27일 AFP와 통화에서 "회사 콘텐츠가 이런 식으로 유통이 되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유감스러운 생각이 든다"라며 회사 차원에서 법적 대응 필요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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