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흔적 뚜렷... 원본에는 'AI 콘텐츠' 라벨 有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마트 정육 코너에 사자가 출몰해 고기를 먹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인공지능(AI) 콘텐츠의 전형적인 특성들을 보이고 있으며, 최초 유포자는 AI 합성물임을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 영상은 6월 1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마트에 사자 출몰"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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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유된 문제 영상 스크린샷. 2025년 6월 30일 캡처. 'AI 생성' 워크마크 추가.

이 영상의 길이는 14초인데 앞서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70초 분량의 긴 버전이 유포됐다. 

이 영상은 사자 한 마리가 마트 정육 코너에서 고기를 뜯어먹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때 직원으로 보이는 검은색 옷을 입은 한 남성이 냉장고 문처럼 보이는 물체를 방패 삼아 천천히 사자 쪽으로 다가가고 있다. 

다음 장면에서 고기 뜯기에 여념이 없는 사자와 사자로부터 황급히 달아나는 한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이어지는 장면들에서도 사자는 고깃덩어리들이 널브러져 있는 바닥에서 고기 뜯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영상은 조회수 660만을 기록했다.

이 영상을 캡처한 이미지와 짧게 재편집한 영상들이 보배드림, 일간베스트, 인벤, AAGAG 등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유포됐다.  

얼핏 보면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을 편집한 것처럼 보는 이 영상은 AI로 생성된 가짜로 확인됐다. 

AI 콘텐츠

AFP는 해당 영상에서 AI 합성물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오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6초 부분에서 사자의 꼬리가 순간적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또한 28초 지점에서는 사자 오른쪽 뒷다리 아래에서 갑자기 발이 하나 더 생겨났다가 몇 초 후에 그 발은 고깃덩어리 형태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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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에서 사자 뒷다리 아래에서 발이 하나 더 나타나는 장면

42초 지점에서는 고기 진열대에 물이 쏟아지는 듯한 시각적 효과가 나타나고 이때 좌측 하단에 보이는 일부 고기 포장 형태가 변형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49초에 사자 옆에 놓여 있는 햄이 사자가 만지기도 전에 먼저 움직인다.

이와 같은 시각적 왜곡현상은 AI 합성물에서 흔히 발견되며 이러한 결함을 찾아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조작된 이미지를 식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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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 속 고기 포장 형태가 부자연스럽게 변형된 장면

문제 영상에는 '@ataquesferoz'라는 워터마크가 찍혀 있는데, 구글 검색을 통해 이와 일치하는 틱톡 계정을 찾을 수 있었다. 

문제의 사자 영상이 해당 계정에 올라온 것은 2025년 6월 14일로 게시글에는 "야생사자 식료품점 습격 #동물 #야생동물 #사자 #아프리카"라는 캡션이 달렸다 (아카이브 링크).

'AI 생성 영상' 라벨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후 영상이 재가공 및 유포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설명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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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영상과 'AI 생성 콘텐츠' 라벨 스크린샷. 2025년 6월 17일 캡처.

틱톡 규정에 따르면 "사실적인" AI 생성 콘텐츠를 게시할 때는 다른 이용자들이 진위를 알 수 있게끔 이를 명확하게 밝혀야 하며, 위반할 경우 다른 이용자들은 해당 게시물을 신고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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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콘텐츠 관련 틱톡 규정 스크린샷. 2025년 6월 30일 캡처.

사자 영상 외에도 이 틱톡 계정에는 야생 동물이 놀라운 행동을 하는 모습이 담긴 수백 개의 AI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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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quesferoz’ 틱톡 계정 스크린샷. 2025년 6월 17일 캡처.

이 영상이 진짜로 오인된 데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배경이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남아공 도심에 야생동물이 출몰하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한 예로 2025년 4월 크루거국립공원에서 사자 네 마리가 탈출한 적 있으며 지난달에는 코끼리물범이 내륙까지 들어와서 돌아다닌 사건도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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