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반정부 시위 상징된 '피카츄' 사진... 전문가 'AI로 생성된 가짜'

튀르키예에서 제레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이후 사진 한 장이 피카츄 의상을 입은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쫓기는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 피카츄 복장의 시위 참가자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바 있으나 문제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된 이미지다.

문제 사진은 3월 28일 "튀르키예에서 시위 중인 피카츄. 이건 진짜예요"라는 문구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코리아닷미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대표 캐릭터 '피카츄' 복장을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을 피해 도망가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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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이 공유된 코리아닷미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4월 14일 캡처.

해당 사진은 루리웹, 인벤, 뽐뿌, 유튜브 등 각종 플랫폼을 통해 유포됐는데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영어, 스페인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그리스어 등으로 공유됐다.

지난 3월 19일 튀르키예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아카이브 링크).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이자 20년 넘게 장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이날 부패·테러 연루 등 혐의로 구금된 게 직접적 계기가 됐다 (아카이브 링크).

문제 사진은 시위대에 섞여 도망치는 피카츄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며 언론을 통해 소개된 후 유포되기 시작했는데, 국내 언론사도 문제 사진을 보도에 사용하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그러나 미디어 포렌식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AI로 제작됐다.

'가짜 이미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문제 사진의 원본이 2025년 3월 27일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 기자의 엑스 계정에 게재됐었음을 알 수 있었는데 해당 게시글은 이후 삭제됐다.

원본사진에서 살수차 옆면에 경찰을 뜻하는 튀르키예어 "Polis"가 "Tolis"로 잘못 표기된 점 등 시각적 왜곡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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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이 공유된 엑스 게시글 스크린샷. 이미지가 왜곡돼 보이는 부분을 빨간색으로 표시함.

디지털 포렌식 전문 기업 '겟리얼 랩'(GetReal Labs)은 3월 28일 AFP에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식별하도록 훈련된 세 가지 모델 모두 해당 이미지를 합성된 것으로 평가했다"라며 문제 사진에 대해 "진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아카이브 링크).

겟리얼 랩 관계자는 이어 "합성 콘텐츠 미디어가 점점 더 설득력이 커지면서 인터넷 이용자들이 즉각 진위 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운 조작된 미라벨 콘텐츠를 접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덧붙이면서 허리케인 밀턴이나 LA 산불 등 재난 상황에서 AI 이미지와 실제 영상과 함께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AI 이미지를 구별하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빠른 발전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 기술은 이미지 구현에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어 이처럼 현실이 왜곡되어 표현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튀르키예 반정부 시위 관련 허위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 여기,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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