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 첫날 촬영된 사진에 기반한 허위 주장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뒤 눈이 충혈된 정형식 재판관의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이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문제 게시글들은 이 사진을 근거로 정 재판관이 선고 전에 누군가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이러한 위협하에 파면 결정문을 썼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정 재판관이 눈이 충혈된 채 재판에 출석한 모습이 담긴 이 사진들은 2024년 12월 27일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의 첫 변론준비기일에 촬영된 것으로, 선고 당일이나 직전의 모습이 아니다. 경찰청은 2025년 4월 12일 기준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위해 신고는 접수된 바 없다고 밝혔다. 

문제 주장은 4월 7일 "누구한테 쳐맞았노? 국제마피아단?"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尹이 임명한 정형식, 尹파면 결정문 썼다…재판관 8인 보니"라는 내용의 중앙일보 보도 헤드라인과 오른쪽 눈이 붉게 충혈된 정형식 재판관의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이 담겼는데, 사진 하단에는 "쳐맞고 파면결정문 썼노"라는 문구가 붙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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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4월 11일 캡쳐

유사한 주장이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러 페이스북 계정에 의해 공유됐다.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정형식 재판관은 탄핵 심판 주심재판관으로, 헌법재판관 중 유일하게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물이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탄핵 심판 내내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경호를 유지해 왔던 경찰은 선고 직후인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관 신변 보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재판관들에게 전담 경호팀을 붙여 보호하고 있으며, 자택 인근도 주기적으로 순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카이브 링크). 

경찰청 관계자는 4월 12일 AFP와 전화에서 이날 기준으로 "헌법재판관들을 대상으로 위해 신고가 접수된 적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한쪽 눈이 충혈된 모습의 정 재판관 사진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인 2024년 12월 27일에 촬영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 게시글 속 좌측 사진은 이날 뉴시스가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촬영한 것이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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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게시글 속 좌측 사진(좌)과 뉴시스의 2024년 12월 27일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우측 사진 역시 뉴스1이 같은 날 촬영한 것으로, 정 재판관이 출근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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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게시글 속 우측 사진(좌)과 뉴스1의 2024년 12월 27일 보도에 실린 원본 사진(우) 비교

YTN이 이날 방영한 영상보도의 1분 45초 부분에서도 정 재판관의 오른쪽 눈이 충혈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이날 정 재판관의 눈이 충혈된 이유는 확인할 수 없었다. 

탄핵 선고에 앞서 사진 한 장이 윤 전 대통령을 안심시키는 정 재판관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온라인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된 적이 있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해당 사진 속 정 재판관으로 지목된 인물은 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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