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추모 '동백꽃 배지' 단 우원식 국회의장 사진

사진 한 장이 공산당 배지를 단 우원식 국회의장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 사진 속 우 의장 옷깃에 보이는 빨간 배지는 제주 4·3의 아픔을 상징하는 동백꽃 모양의 배지로 중국과 무관하다.

문제 사진은 2월 19일 "우원식 국회의장 중국 시진핑을 접견한 후 이러고 국회에 나타났네요. 이 사람, 정말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맞나요? 가슴에 달린 저 공산당 배지는 또 뭐죠?"라는 글귀와 함께 소셜미디어 플랫폼 스레드에 공유됐다. 

사진 속 우 의장은 녹색 넥타이를 매고 왼쪽 옷깃에 국회의원 배지로 추정되는 금색 배지와 빨간색 배지를 달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이달 초 동계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중국 하얼빈을 방문한 우 의장은 시진핑 중국 주석을 접견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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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이 공유된 스레드 게시물 스크린샷. 2025년 2월 20일 캡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2023년 하반기에 선관위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기관이 "북한의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카이브 링크).

또한 드론을 띄워 국정원 등을 불법 촬영한 중국인이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고도 언급했는데, 이후 온라인상에는 중국 공안이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위장 침투했다거나 화교가 헌법재판소를 장악했다는 등의 반중 정서를 조장하는 허위주장이 유포됐다. 

문제 주장은 스레드, 엑스, 네이버 블로그네이버 카페 등에도 공유됐다.

"중국에 기대어 무엇을 얻으려는지!", "중국견", "정말 무섭다. 이일을 어찌할까" 등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일부 이용자들이 해당 주장을 사실로 오인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4·3 추모 배지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문제 사진이 2024년 12월 14일 자 연합뉴스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사진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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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공유된 사진(좌)과 연합뉴스가 게재한 원본 사진(우) 비교

연합뉴스 사진을 확대해 보니 우 의장이 당시 국회의원 배지와 함께 4·3 추모 배지를 착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4·3 70주년을 맞아 해당 배지를 제작한 제주4·3평화재단은 동백꽃은 4·3의 아픔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당원들이 무장봉기한 이래 제주도에서는 6여 년간 무장대와 군경 간의 무력충돌이 이어졌는데 그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제주도민들이 희생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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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 부분을 확대한 연합뉴스 사진(좌)과 제주4·3평화재단 홈페이지 스크린샷(우) 비교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은 2월 25일 AFP에 우 의장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동백꽃 배지를 단 것은 "우리나라 최초 계엄이 내려진 4·3 역시 이번 내란 사태처럼 국가 폭력임을 나타내려는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우 의장이 동백꽃 배지를 단 모습은 지난해 12월5월 촬영된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2023년 6월 뉴시스가 보도한 우 의장 사진에서도 해당 배지를 볼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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