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 AFP 2017-2024. 구독 없이 저작물을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문제의 주장은 2024년 2월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다나와에 게재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피라미드는 인간이 손수 만든 게 맞다"라며 "기원전 2600년경 건축하던 당시의 사진이 지금까지 이렇게 잘 보존되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모든 인부들이 오와 열을 맞추어 돌을 옮기고 있다"라며 흑백사진 세 장을 공유했다.
사진 속에는 흰색 하의를 입은 남성들이 맨손으로 거대한 석재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유사한 주장과 사진이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보배드림, 클리앙, 에펨코리아 그리고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서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사료에 따르면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는 기원전 2589년부터 2504년까지 85년에 걸쳐 세워졌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인류가 사진 촬영에 성공한 것은 1826년의 일이다.
프랑스의 발명가 니세포어 니엡스는 1822년 아스팔트의 일종인 유대 역청과 라벤더유를 칠한 판에 빛을 비춘 뒤 판을 씻어내면 빛을 받은 부분만 남게 되는 원리를 활용해 석판, 유리, 아연판 등에 판화를 복제해 냈다 (아카이브 링크).
그로부터 4년 후 그는 최초의 사진기라 볼 수 있는 '카메라 옵스큐라'에 주석판을 장착해 처음으로 자연경관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조작된 이미지
구글 및 얀덱스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의 고화질 버전이 2023년 11월 23일 페이스북에 게재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대체 역사 및 고고학 연구소'(Institute of Alternative History and Archaeology)라는 제목의 페이지에 사진이 공유됐는데 게시글에는 "기원전 2600년 이집트의 대피라미드 건설 당시 촬영된 공식 사진 (약간의 유머)"라는 설명이 붙었다.
"약간의 유머"라는 문구에서 해당 게시글이 단순 재미를 위한 것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페이스북 페이지 '고대 세계의 재구성'(The Ancient World Reimagined)에도 2023년 11월 27일 같은 사진이 게재됐는데 올 3월 게시글에는 "인공지능이 만든 사진"이라는 설명이 추가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다나와에 공유된 사진(좌)과 페이스북 페이지 '대체 역사 및 고고학 연구소'에 공유된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AI 사용 흔적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들 중 한 장에서는 신체 왜곡 현상 등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빨간색으로 강조한 부분에서 이러한 흔적이 도드라졌다.
한편 '하이브' 인공지능 이미지 분석 툴로 확인해 보니 이 사진은 "100 퍼센트 인공지능으로 생성됐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아카이브 링크).
역사적 오류
전문가들에 따르면 피라미드를 세운 고대 이집트인들은 문제 사진에서처럼 석재를 머리에 이고 운반하지 않았다.
이집트 카이로 소재 아메리칸대학교의 고고학자 살리마 이크람(Salima Ikram) 이집트학 교수는 AFP에 "석재를 썰매에 실어 끌고 갔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큰 물건을 옮기는 모습이 담긴 고대 이집트 시대의 그림들에서 이러한 방식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라며 "문제 사진은 영화의 장면이거나 AI 이미지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고대이집트연구원의 마크 레너(Mark Lehner) 대표 역시 문제 사진에 담긴 모습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석재를 운반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카이브 링크).
지난해 인도의 팩트체크 기관인 '팩틀리'(Factly)도 동일한 주장을 검증했다 (아카이브 링크).
AI 이미지에 기반한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