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검찰, 백신 피해자 단체 측 소송 각하 요청 ... 2023년 조사는 무혐의 종결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총괄한 로베르토 스페란자 전 보건장관이 살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탈리아 의약품청(AIFA)에서 유출된 내부 이메일에서 스페란자 전 장관이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을 알고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함께 공유됐다. 하지만 이들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단체 등이 스페란자 전 장관을 수사기관에 고발한 바 있으나,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로마 검찰은 이미 관할 법원에 해당 사건 각하를 요청했다. 한 법률 전문가는 법원이 이 사건 심리를 진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문제의 주장은 2023년 12월 16일 네이버 TV에 공유됐다.

아래는 게시물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탈리아 검찰청은 백신 학살에 대해서 공식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로베르토 스페란자 전 이탈리아 보건부 장관이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의약품청(AIFA) 국장인 니콜라 마그리니도 조사 중입니다. 이메일을 통해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백신 캠페인을 유지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강행했다는 것인데 대량 살인 및 상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에는 이탈리아 일간지 La Verita 지면이 등장하는데, 이 기사에는 로마 검찰이 스페란자 전 장관과 니콜라 마그리니 전 의약품청장을 조사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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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TV 게시물 스크린샷. 2024년 1월 24일 캡처.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 여기,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 네이버 카페디시 인사이드 등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La Verita는 2023년 11월 22일 자 기사에서 백신 피해자 단체 '리슨 투 미(Listen to Me)', 경찰 노조 등이 스페란자 전 장관과 마그리니 전 약품청장을 고발한 후 로마 검찰청이 이 두 명을 용의자 명단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일간지 La Repubblica의 2023년 11월 23일 자 보도에 따르면 로마 검찰은 관할 법원에 이 사건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지 않도록 이미 각하를 요청했으며, 같은 날 이탈리아의 공영 방송국 RAI도 스페란자 전 장관의 변호인을 인용하며 이와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우고 마테이(Ugo Mattei) 국제법 교수는 2024년 1월 8일 AFP와 서면 인터뷰에서 스페란자 전 장관의 직위를 고려했을 때 이탈리아 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심리 여부는 기각 요청 서류가 접수된 후 90일 내에 결정된다고 부연했다.

이 사건에 대한 추가 보도는 별도의 검색을 통해서도 찾을 수 없었다.

AFP는 로마 검찰청에 문제 주장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즉각 받지 못했다.

한편 스페란자 전 장관은 지난 2023년 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부실 대응에 따른 과실치사 혐의로 주세페 콘테 전 총리를 비롯한 십 수 명의 관련 책임자들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사건은 2023년 6월 무혐의로 마무리됐으며, 당시 스페란자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사건 종결을 알렸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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