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실무근... 코로나19 백신 성분 중 마버그 열병 관련된 것 없어"

초고속 5세대 이동통신 5G 신호가 코로나19 백신에 함유된 마버그 바이러스를 활성화해 마버그 열병을 일으킨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마버그 열병은 주로 아프리카 일대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으로 치명률이 높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국내외 보건당국에 따르면 마버그 열병은 마버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나 사망자의 혈액 및 체액 접촉에 의해서만 전파되며, 한 전염병 전문가는 AFP에 코로나19 백신 성분 중 마버그 바이러스와 관련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문제의 주장은 2023년 9월 16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마버그의 실체... 미국 변호사인 토드 캘린더(Todd Callender)는 18 GHZ의 특정 주파수 신호를 1분 동안 3번을 진동시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의 몸 안에 투여된 하이드로겔 LNP 운반체가 부풀어올라 터져서 그 안에 비활성화되어 있던 마버그 병원체가 활성화되어서 마버그 플랜데믹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바머그열'로도 불리는 바머그 열병은 마버그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출혈성 질환으로, 고열 증세를 동반하며 높은 치명률을 보인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마버그열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 접촉, 혹은 바머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ˑ체액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상용화된 치료제는 없다 (아카이브 링크).

페이스북 게시글에 언급된 캘린더 변호사는 이전에도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잘못된 주장을 제기한 바 있는데, 코로나19 백신이 마버그열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스트리밍 플랫폼인 럼블을 비롯해 국내외 여러 웹사이트에서 널리 공유됐다.

Image
잘못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3년 12월 24일 캡처.

유사한 주장이 페이스북 여기여기, 엑스(Xˑ옛 트위터) 여기, 여기,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또한 온라인상에 떠도는 코로나19 관련 음모론 등을 번역해 게시하는 국내 온라인 매체 유엔뉴스에도 게시됐다. 유엔뉴스는 국제연합(UN)과는 무관한 매체다.

하지만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과학적 증거가 없는 주장이다.

마버그 열병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의 전염병 전문가 아미라 로스(Amira Roess) 교수는 10월 25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상용화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은 어떠한 살아있는 바이러스도 함유하고 있지 않으며, 백신 성분 중에 마버그 바이러스와 관련된 것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5G 신호가 바머그 바이러스를 활성화한다는 것 역시 증거 없는 주장"이라며 "바머그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체액이나 사물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라고 설명했다.

미 식약청은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 미국 내 사용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의 성분을 모두 온라인에 공개했는데, 해당 정보에 따르면 마버그 바이러스를 함유한 백신은 없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Image
마버그 열병에 관한 인포그래픽. 2021년 제작. ( AFP / Alain BOMMENEL, Jean-Michel CORNU)

마버그 열병은 1975년 독일에서 첫 감염자가 확인된 후 아프리카 일대로 전파됐는데, 국내외 보건당국들은 마버그 열병에 대해 유사한 지침을 내리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홈페이지에 바머그 열병의 감염 경로는 "마버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나 사망자의 혈액 혹은 체액 접촉"으로 명시돼 있다 (아카이브 링크).

한편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에는 "마버그 열병은 감염자의 혈액, 분비물, 신체 기관 및 기타 체액, 그리고 체액이 묻은 사물 표면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전파 경로가 설명되어 있다 (아카이브 링크).

5G 신호가 코로나19 백신에 들어있는 마버그 바이러스를 활성화한다는 주장은 AFP 외에도 여러 팩트체크 기관들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이전에도 코로나19 백신에 유해 물질함유돼 있다거나 전파가 백신에 비활성화된 상태로 존재하는 특정 병원체를 활성화한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들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