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사진... 인간 유골 사진에 작은 사람 모습 합성한 것

사진 한 장이 루마니아에서 발견된 거인 유골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2008년 온라인 사진 합성 대회에 출품된 작품이다. 원본 사진은 AFP 사진기자가 촬영한 것으로, 6세기 프랑스 공동묘지에서 발굴된 인간 유골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주장은 2023년 12월 12일 "루마니아에서 발견된 네피림 거대 거인족"이라는 글귀와 함께 네이버 밴드에 공유됐다.

네피림은 구약 성경에 여러 차례 언급되는 종족으로, 일부 해석에 따르면 거인을 일컫는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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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네이버 밴드 게시물 스크린샷. 2023년 12월 14일 캡처.

동일한 사진과 유사한 주장이 네이버 밴드, 그리고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다.

이와 유사한 조작된 사진들이 온라인상에서 한때 거인이 실존했다는 증거라는 주장과 함께 오래전부터 공유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사진 합성 대회

틴아이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동일한 조작된 사진이 Worth1000이라는 웹사이트에서 열린 온라인 사진 합성 대회에 출품된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웹사이트에는 "당신의 임무는 가상의 고고학적 발견을 담은 사진을 제작하는 것"이라며 "Worth1000에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실제 발굴 장면으로 오해할만한 작품을 가공하는 게 목적"이라는 규칙이 명시돼 있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조작 사진(좌)과 Worth1000에 게시된 원본 조작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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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조작 사진(좌)과 Worth1000에 게시된 원본 조작 사진(우) 비교

제작자의 프로필 페이지는 해당 사진이 사진 편집 프로그램 어도비 포토샵을 활용해 제작됐으며 2008년 10월 26일 이 대회에 출품됐다고 적시하고 있다 (아카이브 링크).

과거에도 Worth1000에 게시된 가상 이미지들이 실제 사진이라는 주장과 함께 온라인상에 공유된 적이 있었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사들은 여기, 여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2008년 발굴 사업

러시아 검색엔진 얀덱스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조작된 사진의 원본은 제프 파쇼우(Jeff Pachoud) AFP 사진기자가 2008년 6월 프랑스에서 촬영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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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립 고고학 연구소(INRAP) 소속 고고학자 다빗 빌로인(David Billoin)이 2008년 6월 11일 프랑스 에체노즈 라 멜린(Echenoz-la-Méline)의 메로빙거 시대 공동묘지에서 발굴한 유골의 모습. 서기 6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묘지에는 백여 개의 유골이 발견됐다. ( AFP / JEFF PACHOUD)

사진 설명에 따르면 사진 속 유골은 다빗 빌로인(David Billoin)이라는 프랑스 고고학자가 2008년 6월 11일 이슈노즈 라 멜린(Echenoz-la-Méline)이라는 프랑스 마을 인근에서 발굴한 메로빙거 시대 공동묘지에서 출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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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조작 사진(좌)과 AFP 사진(우) 비교

같은 현장에서 파쇼우가 촬영한 다른 사진들을 통해 사진 속 유골의 실제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성인 체구보다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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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1일 프랑스 이슈노즈 라 멜린 발굴 현장에서 작업하는 INRAP 학자들 ( AFP / JEFF PACHOUD)

해당 발굴 사업은 이슈노즈 라 멜린 홈페이지, 현지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 게시글에도 소개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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