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file photo taken on April 3, 2022 Canadian singer-songwriter Justin Bieber arrives for the 64th Annual Grammy Awards at the MGM Grand Garden Arena in Las Vegas ( AFP / ANGELA WEISS)

저스틴 비버, 백신 접종으로 인해 안면 마비 왔다? 풍자 보도에 기반한 허위 주장

  • 이 기사는 작성된 지 1 년이 지났습니다
  • 입력 월요일 2022/06/22 03:53
  • 수정 2022/06/22 03:57
  • 3 분 읽기
  • AFP 캐나다
  • 번역 및 수정 SHIM Kyu-Seok
스크린샷 한 장이 가수 저스틴 비버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안면 마비가 왔다는 취지의 발언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언론 기사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내용을 실은 기사는 풍자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비버가 실제로 해당 발언을 했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문제의 스크린샷은 2022년 6월 21일 "백신이 내인생을 망쳤다. 제약회사 고소하겠다. 부인도 백신부작용. 소속사가 싸이강남스타일 미국진출도움"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Image
문제의 주장이 담긴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6월 21일 캡쳐.

동일한 스크린샷이 페이스북 여기여기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에도 공유됐다.

해당 스크린샷은 비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람세이헌트 증후군(Ramsay Hunt syndrome)이라는 희소병으로 인해 생긴 안면 마비 때문에 월드투어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되기 시작했다.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안면 신경이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신경성 질환으로, 안면 신경마비, 귀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심할 경우 청력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크린샷에 등장하는 기사는 풍자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다.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해당 스크린샷이 밴쿠버 타임스(Vancouver Times)라는 인터넷 매체가 2022년 6월 11일 게시한 기사를 캡쳐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밴쿠버 타임스 기사의 첫 문단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저스틴 비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영구적인 안면 마비가 생겼다며 접종 한 것을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비버는 이러한 사실을 측근에게 전했는데, 이 측근은 이후 데일리 메일에 이 내용을 제보했다. 비버는 화이자사가 법적 책임으로부터 면제되는데도 불구하고 백신이 안면 마비를 유발했다는 이유로 화이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밴쿠버 타임스 기사는 이 내용에 대한 근거로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Daily Mail)의 2022년 6월 10일 자 기사를 인용했는데, 해당 기사에는 비버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표한 내용에 대한 보도가 실렸다.

하지만 데일리 메일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 기사나 해당 기사를 저장한 기록에서도 비버가 자신의 증세를 코로나19 백신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실은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Image
데일리 메일의 2022년 6월 10일 자 기사 스크린샷. 2022년 6월 17일 캡쳐.

비버 측은 밴쿠버 타임스 기사에 실린 내용과 관련된 AFP의 취재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캐나다 연방 보건부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비자 정보 웹페이지를 통해 "현재까지 캐나다에서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중증, 입원 및 사망을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코로나19 접종의 이점이 감염에 따른 잠재적 위험보다 더 크다"라고 강조한다.

캐나다 연방 보건부에 따르면 RNA 종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벨 마비(Bell's palsy)라는 또 다른 종류의 안면 마비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지만 이런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2021년 8월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제품 정보 보고서에 벨 마비와 관련된 사례에 대한 정보를 추가한 바 있다.

풍자 콘텐츠

한편 밴쿠버 타임스의 웹사이트에서 해당 매체의 기사들이 풍자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설명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비버와 관련된 기사는 밴쿠버 타임스 홈페이지에서 "풍자" 콘텐츠로 분류돼있으며, 기사의 하단에도 "해당 기사는 풍자이며, 보건 당국은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결론짓고 있다"라는 부연 설명이 달렸다.

하지만 밴쿠버 타임스 기사를 공유하거나 인용한 소셜미디어 게시글 및 인터넷 매체 보도에는 풍자와 관련된 설명이 등장하지 않아 사용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Image
벤쿠버 타임스 기사에 담긴 내용을 재공유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6월 17일 캡쳐.

밴쿠버 타임스는 과거에도 저명인사의 체포를 주장하는 풍자 콘텐츠를 기사를 게시한 적이 있는데, 2022년 5월에는 화이자사의 래디 존슨(Rady Johnson) 부사장이, 3월에는 디즈니의 밥 차펙(Bob Chapek) 사장이 체포 및 기소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보도한 바 있다. 해당 기사는 여기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