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조작된 스크린샷'... 원본 사진 작가 '해당 사진 CNN 기사에 사용된 적 없어'

문제의 주장은 2022년 4월 15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CNN이 소년병을 찬양하는 수준에 이르렀군요. 미국과 서유럽의 주류 미디어가 어디까지 타락했는지,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짤입니다. 625때 한국 학도병 떠올리면서 비호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서구의 가치관에선 소년병은 절대 금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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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4월 27일 캡쳐.

이 게시글에 공유된 스크린샷에는 CNN의 로고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전쟁이 격화되면서 용감한 아이들이 러시아 침략군에 맞서기 위해 입대하고 있다. 우리는 자포리지야 지역에서 온 12살의 올가(Olga)라는 소녀로부터 러시아 침략군과 맞서 싸우기 위해 자원하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라는 영어 트윗이 담겨있다.

동일한 스크린샷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트위터에도 게시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조작된 트윗

CNN은 트위터상에 여러 개의 계정을 운영 중인데, 그 어떤 계정에서도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스크린샷에 등장하는 트윗은 찾을 수 없었다.

CNN 측 관계자는 2022년 4월 20일 AFP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회사는 해당 트윗을 게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CNN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022년 2월 1일 자 기사를 통해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CNN이 소년병에 대해 다룬 기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래된 사진

한편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조작된 트위터 스크린샷 속에 담긴 사진이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의 2018년 8월 26일 자 기사에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당 기사는 "사진 특집: 우크라이나 소년들이 여름 캠프에서 전투 기술을 수련하는 모습"이라는 제목으로 7세에서 15세까지의 아이들이 여름 방학 기간 우크라이나의 민병 조직인 아조프 대대가 운영하는 군사 캠프에서 훈련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진 특집에 담긴 사진들은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알렉스 마시(Alex Masi)가 촬영한 것이다.

조작된 트윗에 인용된 사진은 마시 작가의 개인 홈페이지에도 게시돼 있다.

다음은 마시 작가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원본 사진의 스크린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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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 작가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원본 사진 스크린샷.

마시 작가는 AFP와 인터뷰를 통해 이 사진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내 드네프르강 변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마시 작가는 이어 해당 사진이 "2016-17년에 아이들에게 실전 경험을 전수해주는 여름 캠프에서 촬영된 것이다"라며 이 사진이 여러 언론 보도에도 실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CNN 측으로부터 해당 사진에 대한 사용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이 사진이 인용된 CNN 트윗은 조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시 기자는 "해당 사진은 [내 웹사이트]에 게시된 것이며 CNN 보도에 사용된 적이 없다"라며 "[사진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과 그들을 훈련한 아조프 대원들은 매우 친절했다. 그들은 나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조작된 트윗에 인용된 사진(좌)과 마시 작가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원본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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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트윗에 인용된 사진(좌)과 마시 작가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원본 사진(우) 비교.

마시 작가가 촬영한 아이들의 사진들은 2016년 유니세프의 '올해의 사진' 사진전에서 장려상(honorable mention)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CNN이 전쟁에 관련된 허위 사실을 보도했다는 주장들이 소셜미디어상에 여러 차례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검증한 바 있다. 해당 기사는 여기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