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derna headquarters are seen in Cambridge, Massachusetts on May 18, 2020 ( AFP / Joseph Prezioso)

코로나19 바이러스, 모더나가 만들었다? 신빙성 낮은 연구에 기반한 허위 주장

미국의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 모더나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최초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문제의 게시글들은 미국의 한 연구를 주장의 근거로 인용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인용된 연구의 연구진은 해당 연구에 모더나가 코로나19를 개발했다는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연구는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신빙성이 부족한 연구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3월 18일 다음 카페에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Moderna가 Covid-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서가 발행되었다. 이 거대 제약회사가 실험적인 Covid-19 주사 판매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Covid-19 바이러스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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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다음 카페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4월 20일 캡쳐.

이 주장은 The Expose라는 영문 기사의 링크와 함께 게시됐다.

해당 기사는 Frontiers라는 의학 저널에 실린 연구를 인용하며 "실험용 코로나19 백신을 팔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거대 제약 회사가 사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가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나타났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이 기사는 이 연구가 코로나19의 원인이 되는 SARS-CoV-2 바이러스 게놈의 19-뉴클레오타이드 부분이 코로나19 시작되기 2년 전인 2017년 모더나 특허를 낸 서열과 상호 일치하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모더나가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주장이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여기, 여기 그리고 페이스북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주장이 인용한 연구를 이끈 발라 오레곤대학교 발라 암바티(Bala Ambati) 교수는 이 연구가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확한 발병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행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연구가 "실험실 누출 및 인간 세포주의 재조합 등이 코로나19의 발병 원인일 수도 있다"라는 가설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지 "특정 개인이나 회사, 국가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암바티 교수는 실험실 누출설, 자연 발생설 모두 현존하는 증거들에 의하면 가능성이 있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의 기원은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료심사를 거치치 않은 몇몇 최근 연구들은 해당 바이러스가 2019년 중국 우한의 한 수산물 시장에서 동물로부터 인간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으며, 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된 것이라는 의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는 "이 가설들의 문제점은 그 어느 하나 제대로 실험을 거쳐 증명해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라며 "단지 우리 연구진은 이 문제에 관심 있고 코로나19의 발병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좀 더 활발한 토론을 장려하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일대학교의 크레이그 윌런(Craig Wilen) 면역 생물학 교수는 이 연구에 실린 가설들은 논의할 가치가 없는 "쓰레기"라며 이는 "가설"이라고 부르기보단 차라리 "음모론"이라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윌런 교수는 "SARS-CoV-2 게놈의 길이가 약 3만 뉴클레오티드인 것을 감안할 때, 19-뉴클레오타이드 배열이 겹친다는 사실이 어떤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설명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수의과대학의 바이러스학 교수인 스콧 케니(Scott Kenney)는 "모더나가 바이러스와 인위적으로 겹쳐지는 배열을 만들었을 확률은 문제의 배열이 자연스럽게 겹쳐질 확률보다 현저하게 낮다"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게놈과 모더나의 특허받은 염기서열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으려는 시도 자체가 의도가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미국 플로리다대 수의과대학의 카를로스 로메로(Carlos Romero) 교수 역시 주장이 인용한 연구는 19-뉴클레오타이드 배열이 겹칠 확률에 대한 계산을 잘못한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모더나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장이 인용한 연구가 실린 Frontiers라는 의학 저널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저널에 실린 연구들은 각 분야의 저명한 과학자 및 연구자들의 동료심사를 거친 것들이며 자체적으로 세운 다양한 기준에 부합하는 정확하고 신빙성 있는 연구들이라고 서술돼 있다.

하지만 모더나와 관련된 연구에는 중국 국적의 연구원 1명 만이 동료심사에 참여한 것으로 등록돼있는데 이는 "매우 드문 일"로 보통 동료심사에는 보통 3인 이상의 과학자나 연구원들이 참여한다는 것이 예일대학교 윌런 교수의 설명이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케니 교수 역시 연구 동료심사의 경우 보통 2인 혹은 3인의 해당 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연구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담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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