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사진... 원본 속 화면, 트럼프 자화상 담겨

6월 3일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사진 한 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구호인 '윤 어게인'을 휴대전화에 띄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AFP가 촬영한 원본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본인의 사진이 잠금화면으로 설정돼 있었다. 

문제 주장은 6월 5일 "찢통령 취임하자마자 트럼프 핸드폰에 윤어게인 포착됐음. 트황은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만을 인정한다는 뜻"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 속 사진에는 화면에 'Yoon Again (윤 어게인)'이라는 문구가 떠있는 휴대전화를 든 트럼프 대통령 모습이 담겼다. 

이 문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사용돼 온 구호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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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6월 5일 캡쳐

해당 게시글은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큰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날 페이스북  그룹과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등에 확산됐다 (아카이브 링크).

일부 사용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대선을 유심히 지켜봤다"며 "결국 트럼프가 결과를 바로잡을 것"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6월 6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간 첫 전화통화를 가졌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방미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다. 

조작된 휴대전화 화면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해당 이미지는 AFP 소속 사진기자 사울 루브(Saul Loeb)가 5월 30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에서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본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의 휴대전화 잠금화면에는 '윤 어게인' 문구가 아니라 손가락으로 정면을 가리키는 본인의 자화상이 담겼다. 

휴대전화 화면 상단에는 '5월 30일'이라는 날짜가 표시돼 있어, 사진이 6월 3일 치러진 한국 대선 이전 시점에 촬영됐다는 점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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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등에 공유된 조작 사진(좌)과 AFP가 촬영한 원본 사진(우) 비교

MSNBC유로뉴스 등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사진은 미국 내에서도 화제를 모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은 휴대전화 화면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을 나타낸다며 칭찬한 반면, 비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자기애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한편 루브 기자가 같은 현장에서 촬영한 다른 사진을 통해서도 같은 휴대전화 화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AFP는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허위 주장조작 이미지를 여러 차례 검증해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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