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위원장 생일 축하하는 트럼프 친서 조작한 것

편지 한 통이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문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1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서신을 조작한 것이다. 원본 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저명 인사들과 주고받은 서신을 모은 저서 "Letters to Trump"에 포함됐다.

문제 주장은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생신 축하 편지가 공개됐다. 계엄 직후 윤 대통령 생신때 보냈으니 분명 지지의 뜻이 담긴 것이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2025년 12월 18일 자 영문 편지가 실렸는데, 윤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서 하단에는 트럼프의 서명이, 서신 위에는 "Letters to Trump"라는 대형 워터마크가 새겨졌다.

Image
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3월 3일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치 상황에 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바 없으나 미국 CBS 뉴스는 지난 1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트럼프가 자신의 마러라고(Mar-a-Lago) 리조트에서 한국 상황을 "혼란스럽다(chaotic)"고 표현했으며, "그들이 탄핵을 멈추면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카이브 링크).

동일한 주장이 페이스북 그룹 여기, 여기, 여기에도 공유됐는데,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여러 사용자들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보낸 실제 서신으로 오해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문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편지를 조작한 것이다. 

조작된 서진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트럼프가 2019년 1월 8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의 복사본이 미국 정치 전문 일간지 폴리티코의 2023년 3월 9일 자 보도에 실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기사에 따르면 이 편지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운영하는 출판사 Winning Team Publishing에서 2023년에 출시한 Letters to Trump라는 책에 포함됐다 (아카이브 링크).

Image
페이스북 등에 공유된 조작된 편지(좌)와 폴리티코가 2023년 3월 공개한 원본 서신(우) 비교

폴리티코가 공개한 진본 편지와 조작된 편지 비교를 통해 날짜와 수신인이 바뀌었을 뿐 나머지 내용은 동일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조작된 편지에는 2025년 12월 18일이라는 미래의 날짜가 기재되어 있어 허위 정보가 공유된 시점과 불일치한다. 

"Letters to Tru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주요 인사들과 주고받은 개인 서신을 직접 선별하여 엮은 책으로, 현재 트럼프 스토어에서 판매 중이다 (아카이브 링크).

이 편지는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의 보도에서도 해당 책에서 발췌된 것으로 소개됐다 (아카이브 링크).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첫 임기 동안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서신을 "사랑(love) 편지"라고 표현하며,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두 사람은 2019년 6월2020년 1월을 포함해 여러 차례 생일 축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AFP는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이나 다른 한국 지도자들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는 신뢰할 만한 보도를 찾을 수 없었다. 

과거에도 윤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나타낸다는 주장과 함께 여러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상에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들 주장이 사실 아님을 검증한 바 있다. 

팩트체크 신청하기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