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중 법원 방문한 나훈아 영상 짜깁기 한 것

한 영상이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을 예고 없이 방문한 가수 나훈아 씨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2016년 이혼 소송을 위해 법정에 출두한 나훈아 씨의 모습과 윤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입구를 촬영한 영상을 조합한 것으로, 서로 무관한 장면들을 짜깁기한 것이다. 

문제 영상은 2025년 2월 23일 "놀란 윤석열 나훈아 방문"이라는 문구와 함께 틱톡에 공유됐다. 

약 40초 길이의 영상에는 나 씨가 건물에 출입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장면과 서울구치소 입구에서 시위대가 농성을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의 내레이션과 자막에는 나 씨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을 깜짝 방문한 모습을 담은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카이브 링크). 

'가황'(歌皇)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트로트 가수 나훈아 씨는 지난 1월 서울 공연을 마지막으로 58년 만에 공식 은퇴했다. 그는 마지막 공연에서 정치권 비판 발언을 하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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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틱톡 게시글 스크린샷, 2025년 2월 27일 캡쳐

동일한 영상이 틱톡과 인스타그램 여기여기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나 씨가 윤 대통령을 깜짝 방문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신뢰할만한 언론 보도나 발표 등은 찾을 수 없었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구치소 규정에 따라 하루 한 번만 일반 접견이 가능하다.

이혼 소송

구글 키워드 검색을 통해 나 씨가 건물에 출입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MBN의 2016년 4월 26일 자 보도에 사용된 영상 자료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현재 폐업한 언론사 포커스뉴스가 촬영한 원본 영상의 자막에는 이 영상이 당시 나 씨가 이혼 소송 조정을 위해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 출석한 모습을 담은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이날 나 씨의 등장은 그가 8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법원이 같은 해 10월에 나 씨 부인 정모 씨가 제기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은 결혼 33년 만에 갈라섰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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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등에 공유된 문제 영상(좌)과 MBN이 인용한 원본 보도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동일한 영상이 KBS, YTN 등 여러 국내 방송 보도에도 인용됐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영상의 23초 부분에 나오는 유리문에 대한민국 법원 로고가 새겨져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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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 23초 부분에 등장한 법원 로고 모습

영상의 끝부분에는 서울구치소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는데, 유사한 장면이 다수언론보도에도 실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AFP는 앞서 윤 대통령 체포 및 구금과 관련된 허위 정보 등을 취재를 통해 여러 차례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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