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학자 'CO2, 대기 중 비중 적어도 지구 온난화 주원인'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이들 게시글에는 대기 구성을 시각화한 그래프도 함께 공유됐다. 그러나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주장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중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화석연료를 태워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주장은 8월 13일 엑스에 공유됐다.

다음은 게시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그들은 당신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보기 위해... (대기 구성표로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대기권 구성'

'질소 - 78.08%'

'산소 - 20.94%'

'아르곤 - 0.93%'

'CO2 총 - 0.04%'

'자연이 만드는 CO2 - 0.0384% (녹색)'

'인간이 만드는 이산화탄소 - 0.0016% (녹색 안의 흰색)'

첨부된 그래프에는 질소, 아르곤, 산소, 이산화탄소 등 대기 구성 요소들이 각기 다른 색으로 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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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이 공유된 엑스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10월 30일 캡처.

유사한 주장이 엑스 여기여기, 그리고 네이버 카페 등에도 공유됐고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유포됐다.

게시글에 첨부된 그래프에 나타나 있듯이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오존 등 대기 중 온실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0.04 퍼센트 수준으로 매우 적다 (아카이브 링크).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유리 온실처럼 지표면에 열을 가두어 지구의 평균 기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산업화 이전에는 자연적으로 발생된 온실가스가 지구의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만약 이산화탄소가 없었다면 지표면 평균 온도는 영하였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된 온실가스는 탄소가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과정에서 모두 흡수되지 않고 수년간 대기 중에 잔류하는데 이로 인해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과학자들은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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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효과 (AFP / Gal ROMA, Sophie RAMIS)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 연구소(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의 책임자인 개빈 슈미트(Gavin Schmidt) 소장은 "수학적으로는 명확하다"라며 "CO2 증가는 영향을 미친다"라고 9월 23일 AFP에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지구의 온도 상승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간의 연관성은 2016년 한 연구에서 수학적 모델을 통해 확인됐다 (아카이브 링크).

슈미트 소장은 온라인상에 퍼진 주장은 "얼마나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지"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며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한 점도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 항공우주국 자료에 나타나 있듯이 "최근 수십 년간의 모든 기후 추세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산화탄소 포화 가설의 잘못된 가정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은 이산화탄소 농도는 결국에는 '포화 수준'에 이를 것이며 그 이후에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하 환경 및 지속 가능성 연구소의 메릴린 라파엘(Marilyn Raphael) 소장은 9월 24일 AFP와 서면 인터뷰에서 "포화 '이론'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일종의 스펀지와 같아서 최대 용량까지 장파 복사를 흡수하다가 이후에는 더 이상 흡수할 수 없게 될 것이라 가정한다"라며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그러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링크).

그는 이어 이산화탄소는 "장파 복사를 흡수해 대기 온도가 높이고, 장파 복사가 지구 쪽을 포함한 전 방향으로 재방출되도록 해서 지표면 온도를 높인다"라고 말했다.

이산화탄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다"라는 연구 결과가 있으나 과학자들은 포화 여부와는 무관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면 온실효과는 증폭된다는 점을 연구를 통해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라파엘 소장은 금성은 일반적으로 "지구의 쌍둥이"라고 여겨진다고 언급하며 금성의 환경이 우리가 지향할 만한 것인지 반문했다. 

미 항공우주국은 이산화탄소층이 지구에 비해 90배 두껍고 온도가 섭씨 462도 달하는 금성을 "지옥 같은 세계"로 묘사한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장기적 영향

미국 항공우주국과 국립해양대기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급증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을 추적해 왔다 (아카이브 링크). 

항공우주국 데이터에 따르면 1850년대 280ppm 수준이었던 온실가스 농도는 2024년 9월 422pm까지 치솟았으며, 세계기상기구는 온실가스 농도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이 급증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도 함께 증가해 왔다 (아카이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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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세를 보여주는 차트 (단위: ppm; parts per million) (AFP / Sylvie HUSSON, Valentina BRESCHI)

지구상에서 지난 1400~1600만 년 동안 이처럼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록된 적은 없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으로 이어졌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라몬트-도허티 지구 관측소의 베르벨 회니슈(Bärbel Hönisch) 교수는 "오늘날 우리는 지질학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이산화탄소를 늘리고 있다"라며 "이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에 기여하고 우리의 행성을 달군다"라고 4월 12일 AFP에 말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어 그는 인류가 만들어낸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고려하지 않고 기후 모델만으로 전 세계에서 관측된 기온교차를 설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엔(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대기와 해양, 육지 온난화가 인간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라며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임을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기후 관련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들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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