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학자 '사실 아님... 기상 이변의 원인은 기후 변화'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의 주요 원인이 인공강우라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다수의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늘어나 수증기로 인해 폭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 국립기상센터는 홍수 기간 인공강우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의 주장은 2024년 4월 18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인공강우는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구름에 아이오딘화 은으로 구성된 구름 씨앗(cloudseed)을 구름에 뿌려 특정지역에 강우를 유도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아랍에미리트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국가 중 하나이며 수년 동안 항공기를 사용해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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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6월 24일 캡처.

지난 4월 산유국을 강타한 홍수로 인해 오만에서는 20명 이상이, 아랍에미리트에서는 4명이 사망했다.

이번 호우는 아랍에미리트에서 7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주택, 도로, 쇼핑몰 등이 물에 잠겼고 두바이 공항에서는 2,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유사한 주장이 X,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 등에도 공유됐으며 미국,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네덜란드 등 해외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유포됐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 국립기상센터 관계자는 4월 22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홍수 기간 동안 어떠한 인공강우 작업도 실시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다수의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가 인공강우가 아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학자이자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 World Weather Attribution(WWA)의 공동 대표인 프라이드릭 오토(Friederike Otto)는 인공강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오토 교수는 "두바이에 75년 만에 최대 폭우가 내린 것은 인공강우 때문이 아니다"라며 "폭우의 원인을 따지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기상이변을 더욱 빈번하고 강렬하게 만들었으며, 기후가 더 따뜻해지면서 증가한 수증기가 더 강력한 폭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여러 기후학자의 설명이다.

WWA는 지난해 발간한 '폭우·홍수피해 보고서'를 통해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가 중동과 동유럽의 강우량을 높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카이브 링크).

연구원들은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엘니뇨가 발생한 기간 우기의 강우량은 10~40%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엘니뇨는 태평양 중부와 동부 적도 부근의 수온이 평년에 비해 올라가는 해수 온난화 현상으로 평균 2∼7년 주기로 발생한다.

한편 WWA는 인공강우가 기록적인 강수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공강우 작업 여부에 관계없이 막대한 강우량이 관측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노스웨스트 대학교의 지리 및 공간 과학 교수 로엘로프 버거(Roelof Burger)는 소형 항공기를 이용한 인공강우로 인해 폭우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워낙 막대한 호우시스템이 예상됐기에 인공강우 작업을 진행할 필요 자체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의 기록적인 강우량은 두바이뿐만 아니라 오만,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에 관한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의 이전 기사들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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