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중국 선전 호텔서 촬영된 영상

한 영상이 태풍 '야기'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남부 하이난 섬의 호텔 모습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영상에는 호텔 직원들이 비바람에 문이 열리는 것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영상은 올해 8월 초 중국 선전시 소재 호텔에서 촬영됐으며 태풍 야기와 무관하다.

문제의 주장은 9월 9일 '중국 하이난 섬 태풍 수준'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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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주장이 공유된 에펨코리아 게시글 스크린샷. 2024년 9월 19일 캡처.

이 영상은 9월 6일 태풍 야기가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 상륙한 후 퍼지기 시작했다 (아카이브 링크).

이후 중국을 거쳐 베트남을 강타했는데 베트남에서 홍수와 산사태 등을 일으키면서 최소 281명이 사망하는 큰 인명피해를 냈다 (아카이브 링크). 

베트남 당국은 최근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야기가 가장 강력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인스타그램다음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디프라임엠엘비파크 등에도 게재됐고 중앙일보 기사에 인용되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어, 영어, 스페인어, 태국어, 포르투갈어 등으로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공유됐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야기가 중국에 도달하기 몇 주 전에 촬영됐다.

2024년 8월 중국 선전시 폭우

역 이미지 및 키워드 검색을 통해 문제 영상이 2024년 8월 7일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 공유된 영상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에는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쳐서 선전시 소재 호텔 직원 9명이 함께 로비에 있는 문들을 지켰다고 8월 7일 보도됐다'는 설명이 붙었다.

아래는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좌)과 8월 초 빌리빌리에 게재된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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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좌)과 8월 7일 빌리빌리에 게재된 영상(우) 비교

이후 중국 언론 매체들도 이 영상공유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영상의 10초 부분에서 붉은색 현수막에 중국어로 '롱청경찰서'라고 적힌 것을 볼 수 있는데 롱청은 선전시에 있는 주거 지역이다. 현수막에는 현지 공안국 전화번호도 나와있다 (아카이브 링크).

AFP는 문제 영상이 선전시 소재 카이롱국제호텔에서 촬영됐음을 확인했다.

다음은 문제 영상(좌)과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웹사이트에 게재된 카이롱국제호텔 로비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일치하는 부분을 같은 색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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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영상(좌)과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웹사이트에 게재된 카이롱국제호텔 로비 사진(우) 비교

선전시 기상청에 따르면 8월 5일6일 롱청 등 선전시 일부 지역에는 폭풍우 경보가 발령됐고, 광둥성 현지 언론도 8월 6일 선전시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여기).

중국 남부 지역은 필리핀 동쪽의 따뜻한 해양에서 형성되는 계절성 태풍의 영향을 자주 받는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열대성 폭풍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태풍의 세기도 강해지면서 예상치 못한 폭우와 강풍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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