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운동선수 혐오 부추기는 조작 사진
- 입력 월요일 2024/08/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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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dalini GKOGKOU, AFP 그리스, AFP 한국
- 번역 및 수정 Hailey 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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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은 8월 5일 "올림픽위원회는 리어 토머스를 여자 수영 경기에서 출전 중지했다"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사진에는 미국의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가 수영장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는데 남성 생식기로 추정되는 부분이 유독 부각됐다.
토머스는 남성으로 살아오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재학 시절인 2019년부터 호르몬 요법을 통해 성전환 과정을 거쳤다. 생식기 제거 수술은 받지 않았다.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은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용한 당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규정에 따라 토머스는 2021-2022 시즌부터 여성부 경기에서 뛸 수 있었고 2022년 3월 전미 대학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 종목에서 우승해 미국 역사상 최초로 NCAA 수영선수권 여자부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선수가 됐다.
남자부 수영선수로 활동한 마지막 시즌에 1000야드 자유형에서 미국 랭킹 9위를 기록하는 등 토머스는 펜실베이니아대 남자부 수영선수 시절부터 촉망받는 선수였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이 사진은 페이스북과 엑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코인판, 블라인드, 청년의꿈 등에도 공유됐다.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통해 많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이 사진을 진짜로 오해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댓글창에는 혐오 표현이 만연했다.
한 사용자는 "상반신은 여자도 아닌 듯한 여자 하반신은 완전 남자. 아무리 정체성 혼란이래도 제대로 여자가 되고 나와야지 이건 뭐"라고 썼고 어떤 사용자는 "에쿠! 깜짝이야! 뭐야 이거 당연히 중지지 재수 없다"라고 남겼다.
게티이미지 원본사진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게티이미지가 2019년 게재한 원본사진을 찾을 수 있었는데,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사진과 원본사진을 비교해 보았을 때 생식기 부분이 편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원본사진에는 "2019년 11월 1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의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캠퍼스 셰어수영장에서 브라운 베어와 경기" 중인 토마스라는 설명이 붙었다.
원본사진을 촬영한 게티이미지 사진가 헌터 마틴(Hunter Martin)은 이날 여러 각도에서 토머스를 촬영했다 (아카이브 링크).
토머스의 NCAA 수영선수권대회 여자부 우승 3개월 만인 2022년 6월 국제수영연맹은 사춘기를 남성으로 보낸 트랜스젠더 선수는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이 결정에 대해 토머스는 올 1월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해 국제대회뿐 아니라 미국수영연맹이 주관하는 엘리트 부문 여자부 경기에도 출전길이 막히게 됐다.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없었다 (아카이브 링크).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 자격에 관한 국제수영연맹 규정에 따르면 출생 시 남성으로 분류된 선수가 여자부 경기에서 뛰려면 사춘기를 겪기 전이거나 12세 이전에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어야 한다. 남성 생식기 제거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
스포츠중재재판소는 토머스가 국제수영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 등록이 되어 있지 않고 현재 미국수영연맹 소속 회원도 아니기 때문에 국제수영연맹 규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자격 자체가 없다며 토머스 패소 결정 이유를 밝혔다.
국제수영연맹은 지난해 8월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선수들을 위한 '오픈 카테고리'를 신설해 2023년 10월 베를린 수영월드컵에서 첫 선을 보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오픈 카테고리 경기에 아무도 출전 등록을 하지 않아 해당 계획은 무산됐다 (아카이브 링크).
이전에도 LGBTIQA+ 커뮤니티와 관련된 조작된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상에 유포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이들 사진의 조작 여부를 검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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