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당국 '영상 진위 확인 안돼'... 전문가 '러시아 배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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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영상은 7월 24일 "하마스. 파리 올림픽 테러 위협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지니어트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검은색 옷에 가슴에는 팔레스타인 국기 장식을 달고 아랍 국가에서 사용하는 머리 천인 카피예를 두른 남성이 등장한다.
이 남성은 40초가량 아랍어로 말을 이어가는데, 게시글 작성자는 프랑스 국민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하마스 대원이 발언한 내용"이라면서 팔레스타인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그들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올림픽에 이스라엘 선수단을 초대한 것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파리의 거리에는 피의 강이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파리 올림픽 테러를 예고하는 이 영상은 7월 26일 파리에서 올림픽 개막식이 개최되기 며칠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이슈야,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엠엘비파크, 포모스, 일간베스트 등에도 공유됐고 해외에서도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등 여러 언어로 유포됐다.
프랑스 보안당국은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은 본국 선수단과 방문객들이 친이란 단체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영상 진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영상 속 남성이 아랍어 문법과 발음을 틀렸다는 지적과 이 영상을 공유한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하마스가 아닌 러시아 측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7월 24일 "프랑스 비밀경호국과 유관기관들은 이 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미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간부 이자트 알리쉬크(Izzat al-Rishq)는 "이 위조 영상은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에 대해 반감을 부추기려는 시온주의 프로파간다의 일환이다"라고 주장하며 영상 제작에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아카이브 링크).
'가짜 깃발 작전'
다르마냉 장관은 이 영상이 대부분 "친크렘린 또는 친러시아 계정"에 공유됐다며 "우리나라에 대해 허위정보를 퍼뜨리려는 영역"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러시아 정부가 배후에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는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프로파간다를 연구해 온 프랑스 파리정치대학(Sciences Po)의 데이비드 콜론(David Colon) 교수는 문제 영상이 친러 계정인 @aussiecossack에 공유돼 매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익명을 요구한 보안 관계자도 AFP에 "초기 분석에서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을 시사하는 일련의 증거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가짜 깃발 작전은 상대방이 먼저 공격한 것처럼 조작해서 전쟁에 대한 책임소재를 떠넘기는 수법이다 (아카이브 링크)
한 예로 이 영상이 처음 올라온 엑스 계정 중 하나는 @endzionism24였는데 이 계정은 올해 2월 생성된 후 몇 달간 전혀 활동이 없었다.
그러다가 문제 영상이 게재되기 며칠 전부터 이스라엘에 부정적인 내용을 게시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허위정보 유포에 사용되는 대포계정들이 전형적으로 보이는 특징이다.
이 계정은 현재 차단된 상태다.
그러나 계정이 차단되기 전에 "이 영상은 러시아 허위정보 네트워크의 일부로 알려진 엑스 계정들에 재공유됐고 이어서 러시아의 중계 지점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사이트들에 통해 유포됐다"라고 보안 관계자는 말했다.
프랑스 국가사이버보안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프랑스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왔다는 이유 등으로 파리 올림픽이 공격받을 수 있다며 경기장 주변 보안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과 허위정보 캠페인 등 여러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랍어 오류
아랍어권 AFP 기자는 영상 속 남성이 문법, 구문상의 오류를 많이 범했다고 말했다. 영상 마지막에 이 남성은 '하나님은 위대하시다'라는 뜻의 아랍어 표현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를 언급하는데 온라인상에서는 발음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보안 관계자는 이 영상에는 "하마스의 프로파간다 코드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AFP에 전했다.
이스라엘 측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인은 1197명이며, 251명의 인질 중 39명이 사망하고 111명이 억류 중이다.
하마스 측 보건부는 개전 이래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3만 9623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총 327명의 이스라엘군 전사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당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측 선수단은 지난 7월 26일 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했다.
파리 올림픽 관련 허위 주장을 검증한 AFP 기사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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