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승인 과정 단축 필요성 강조하는 발언에 기반한 사실 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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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월요일 2022/12/2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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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 인도네시아
- 번역 및 수정 SHIM Kyu-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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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주장은 2022년 12월 3일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다음은 해당 주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백신팔이 총책임자. 백신마왕 빌개이츠가 말하길..백신주작용은 2년후쯤 부터 본격시작 이랍니다 ㅎㅎ
"근데 이게 ... ,진짜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ㅎㅎ"
게시글에는 방송 인터뷰에 응하는 것으로 보이는 게이츠의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이 공유됐는데, 각 사진 하단에는 "그것은 2년이 소요됩니다"와 "네 당연합니다. 부작용이 2년 후에 일어날지 본다면"이라는 한국어 자막이 등장한다.
동일한 영상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여기, 여기, 다음 카페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에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빌 게이츠 인터뷰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해당 사진이 영국 아침 방송 프로그램 BBC Breakfast가 2020년 4월 12일 게이츠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의 한 장면을 캡쳐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사진 속 자막에 해당하는 게이츠의 발언은 인터뷰의 8분 23초 부분에 등장하는데,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인터뷰에서 BBC 진행자 찰리 스테이트(Charlie Stayt)는 게이츠 측에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백신 출시 과정에서 요구되는 안전 조치를 어느 정도 생략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인가요?"라고 묻는데, 게이츠는 이에 "물론 2년 동안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자고 하면 그럴 수 있지만, 그럼 [백신 출시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라고 답한다.
이어 게이츠는 "그래서 HIV 위기 때처럼 신속한 대응이 요구될 때 [당시 보건 당국은] 의약품 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할 방법을 강구했다"라며 "물론 이런 대응은 단점도 있지만 매우, 매우 효과적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게이츠가 해당 인터뷰를 진행했을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기 전이었다.
영국은 2020년 12월 1일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했으며, 약 일주일 후 일반 접종을 개시했다.
보건 전문가들 역시 백신 접종 2년 뒤에 나타날 정도의 장기적인 부작용이 보고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실시] 2년 전부터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얘기는 말이 안된다"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실시된 지 실제로 2년이 채 안 되거나 그것에 근접하는데, 장기 부작용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이어 "또 백신 접종이 어떤 특정 질병을 유발해 사망이나 이상 반응 등이 증가한다는 주장을 입증하려면 백신 접종을 대규모로 하기 전후로 그 특정 질병 발생률이 바뀌어야 할 텐데, 현재까지 그런 변화는 관찰된 바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다른 백신 종류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지 사용 중인 mRNA 백신과 관련해서 심근염, 심낭염과 드문 종류의 자가면역질환 같은 이상 반응 등이 보고됐지만, 장기적인 부작용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mRNA 백신은 세포 내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하게 하는 일종의 '암호 지령문'인데, 백신은 몸속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든 이후 소멸한다"라며 "mRNA 백신은 중금속처럼 몸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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