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재 은행이 2011년 실시한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행된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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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월요일 2022/12/2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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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M Kyu-Seok, AFP 그리스, AFP 한국

사진 한 장이 브라질에서 부정부패에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기둥에 묶인 정치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호주의 한 상업은행이 2011년 실시한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행된 퍼포먼스를 촬영한 것으로, 브라질과는 무관하다.

문제의 주장은 2022년 12월 16일 "국내 도입이 시급한 범죄 저지른 정치인들 처벌 방법"이라는 글귀와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도심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양복을 입은 인물이 기둥에 묶여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는데, 사진 상단에는 "요즘 브라질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부패한 정치인을 국민들이 기둥에 묶어 버린다고 하네요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g17.com.br/noticia/ma/pop…pic.twitter.com/poSbtSECDM"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12월 19일 캡쳐.

게시글에 공유된 트윗에는 2014년 3월 G17이라는 브라질 웹사이트에 게시된 기사가 게시됐는데, 이 웹사이트는 현재 폐쇄된 상태며, 해당 기사는 온라인 디지털 도서관 Archive.org에 저장된 형태로만 열람할 수 있다.

기사에는 "부정부패에 질린 브라질 마라냥주(州)의 시민들이 현지 정치인을 기둥에 묶어버렸다"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하지만 G17는 스스로를 "뉴스를 풍자하는 유머 웹사이트"라고 소개하며 "G17은 판타지적이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가상 뉴스를 게재한다. [웹사이트에 실린 내용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며, 출처로 인용해서도 안 된다"라는 설명을 명시했었다.

동일한 사진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여기, 여기, 여기, 여기, 그리고 트위터에도 공유됐다.

유사한 주장과 같은 사진이 미국, 그리스, 예멘 등 해외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공유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호주의 한 은행이 2011년 실시한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행된 퍼포먼스를 촬영한 것으로, 브라질과는 무관하다.

홍보 캠페인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과 일치하는 사진이 미국 온라인 마케팅 매체 Financial Brand가 2011년 7월 25일 게재한 기사에 실렸음을 알 수 있었다.

"창의적인 게릴라 퍼포먼스로 재미를 본 은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호주의 대형 은행들은 NAB의 인기에 대항하기 위해 NAB 직원 '더그 G(Doug G)'를 납치하여 멜버른 시내에 위치한 전봇대에 테이프로 묶었다. 물론 이 퍼포먼스의 배후는 NAB다"라는 내용이 실렸다.

NAB으로도 알려진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National Australian Bank)은 호주의 대표적인 은행 중 하나로, 멜버른시에 본부를 두고 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Financial Brand의 2011년 7월 자 기사에 실린 사진(우)을 비교한 것이다.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과 Financial Brand의 2011년 기사에 실린 사진(우) 비교

별도의 키워드 검색을 통해 호주 일간지 시드니 모닝 헤럴드(The Sydney Morning Herald)의 2011년 6월 23일 자 기사에도 유사한 사진과 설명이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해당 퍼포먼스는 클레멘저 BBDO 멜버른(Clemenger BBDO Melbourne)이라는 홍보 대행사가 실시한 것으로, 2011년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에서 PR 부문 상을 수상했다.

동일한 사진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2021년 9월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된 적이 있었는데, 클레멘저 BBDO 멜버른 관계자는 당시 AFP와 인터뷰를 통해 "이 사진은 NAB 은행의 Break Up PR 캠페인의 일환으로 촬영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일한 인물과 인근 장소가 더욱 선명하게 촬영된 사진 여러 장이 Virilejournal.com이라는 우크라이나 웹사이트에 게시된 보도에도 실렸다. Virilejournal.com은 스스로를 "남성 커리어 잡지"라고 소개하는 온라인 매체다.

구글 거리 뷰 기능을 통해 Virilejournal.com에 게시된 사진 속 장소와 일치하는 곳을 멜버른의 퀸스 다리(Queens Bridge) 인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 Virilejournal.com에 게시된 사진(중)과 구글 거리 뷰 스크린샷(우)을 비교한 것이다. 세 이미지 속 일치하는 부분을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사진(좌), Virilejournal.com에 게시된 사진(중)과 구글 거리 뷰 스크린샷(우)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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