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 유체 이용 예술 작품... 백신 등 의약품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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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월요일 2022/12/2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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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M Kyu-Seok, AFP 한국
한 영상이 백신이 주입된 혈관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영상은 액체의 상태로 자성을 가지는 물질인 자성 유체를 이용한 예술 작품을 촬영한 것으로 백신과는 무관하다.

문제의 영상은 2022년 12월 12일 "혈관을 타고 도는 백ㅅ 독극물..."이라는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검은 액체가 미로와 같은 무늬를 남기며 흐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는데, 영상 좌측 하단에는 "cosmodernism"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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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장이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 스크린샷. 2022년 12월 19일 캡쳐.

동일한 영상이 유사한 주장과 함께 페이스북, 디시인사이드, 그리고 네이버 밴드에도 공유됐다.

게시글에 남겨진 댓글을 통해 몇몇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이 영상이 실제 혈관을 촬영을 한 것으로 오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댓글을 남긴 몇 명의 사용자는 영상 속 액체가 산화 그래핀이라는 물질과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핀은(Graphene)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튼튼한 소재 중 하나로, 나노의학, 에너지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물질이다.

산화 그래핀(Graphene oxide)은 이 그래핀을 산화(酸化)시킨 소재인데, 과거에도 코로나19 백신에 이 물질이 포함됐다는 허위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여러 차례 공유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백신과 무관하다.

예술 작품

구글 역 이미지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과 일치하는 영상이 2022년 11월 5일 "Cosmodernism"이라는 사용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상에는 "자기(磁氣) 상호작용. CGI 아님. 현미경 슬라이드에 놓인 자성 유체"라는 설명이 붙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좌)과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영상(우) 스크린샷을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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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잘못된 주장과 함께 공유된 영상(좌)과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원본 영상(우) 스크린샷 비교

해당 사용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비메오(Vimeo) 계정을 통해 Cosmodernism을 "2019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카밀 차피가(Kamil Czapiga)가 시작한 학문 간의 경계를 아우르는 예술 프로젝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폴란드 시각 예술가인 차피가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유사한 형태를 띤 작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여럿 게시됐는데 해당 영상은 여기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작품 제작 과정 및 작업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 역시 여기, 여기, 여기에 게재됐다.

과학기술 주간지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에 따르면 자성 유체는 액체의 상태로 자성을 가지는 물질로, 이 액체가 자성에 이끌려 독특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예술작품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차피가는 12월 17일 AFP와 인터뷰를 통해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액체가 백신 성분을 담고 있다는 주장은 "완전 거짓"이며, 해당 영상은 색소를 입힌 자성 유체가 자석에 의해 이끌려 가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피가는 이에 더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라며 영상에 등장하는 액체는 "의약품이나 그래핀 같은 물질과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백신 안전성

과거에도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각종 주장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됐는데, AFP는 취재를 통해 해당 주장들이 사실이 아님을 보도한 바 있다. 해당 기사는 여기, 여기,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중 산화 그래핀이라는 물질이 코로나19 백신의 주성분이라는 주장이 한국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 널리 공유됐는데, 당시 AFP 취재에 응한 보건 전문가들은 현존하는 백신 중 그래핀이나 산화 그래핀이 포함된 백신이 승인 및 판매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백신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엄격한 허가 심사 절차를 거치며,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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